애플 바라보는 삼성전자, '울 수도 웃을 수도'

23일 애플 2분기 실적 발표, 나쁘면 IT업체 부진 나락으로
시장기대치 상회하면 갤럭시S4 면피 힘들어
  • 등록 2013-07-23 오후 4:28:12

    수정 2013-07-23 오후 4:28:1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23일(현지시간) 애플의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삼성전자(005930)에 눈이 쏠리고 있다. 애플의 실적에 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의 실적이 양호한 것도 삼성전자에는 부담이고, 애플의 실적이 부진한 것도 결국 좋을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애플의 2분기 실적전망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이미 낮아질 만큼 낮아진 상황이다. 월가는 애플의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하고 매출은 0.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으로 세상을 호령했던 애플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것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의 시각 때문이다.

그동안 스마트폰과 모바일 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급성장해온 IT 업체들의 성장성은 올 들어 급격하게 둔화했다. 이미 지난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주요 정보통신(IT)업체들이 줄줄이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2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9조5000억원을 발표했다. 신규 스마트폰인 갤럭시S4가 기대만큼 팔리지 못한 탓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애플의 실적이 양호하다면 삼성전자는 코너에 몰리게 된다. 야심차게 갤럭시S4를 선보였는데 아직 신제품도 발표 못 한 애플에 밀린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IT산업 전반 부진에도 불구, 애플의 실적이 기대 이상일 가능성도 있다. 케이티 휴버티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2분기 출하량이 시장예상치인 2650만대를 웃도는 3000만대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애플의 실적을 낙관했다.

시장 기대치처럼 애플이 부진한 성적표를 꺼내 드는 것도 삼성전자로서는 반가울 수 없다.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까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다는 것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IT 산업 전체의 부진을 증명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적부진에 업황 불황이라는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곽현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낮아져 있는 상황인데 이마저 하회할 경우, IT업계 전체적으로 부진하다는 신호로 읽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애플이 부진한 틈을 타 삼성전자가 도약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단계에 이르렀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잇따른 실적 부진에 두 기업에 대한 성장성에도 의심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글로벌 모바일 시장 수요 자체에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며 “하이엔드 시장의 성장 가치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애플의 실적이 부진하다고 해도 삼성전자의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시선을 받을 수 있다 해도 IT 성장둔화에서 자유롭긴 힘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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