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준비 한창인 北
한국전쟁을 종결지은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을 북한에서는 전쟁에서 미국을 이긴 ‘전승절’이라고 부른다. 기념일까지는 아직 두달 반이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북한 매체는 관련 보도를 연이어 내보내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북한은 통상 5년과 10년 주기의 소위 ‘꺾어지는 해’에 치러지는 행사에 큰 의미를 둔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김일성 탄생 100주기를 앞두고 축포의 의미로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대규모 열병식을 열었다. 이번 기념일 행사 또한 떠들썩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북한은 이미 지난 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정전협정 60주년 경축행사로 군 열병식과 평양시 군중시위, 대집단체조 ‘아리랑’, 전쟁노병들과의 군민연환대회, 대규모 불꽃놀이인 축포야회 등을 예고했다. 각종 정치적 기념일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기념우표와 훈장도 벌써 만들어 공개했다.
북한이 최근 우리의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부장을 50대 소장파 장성으로 전격 교체하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의 인민내무군 협주단 공연 관람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이 대동한 인민무력부장을 장정남으로 소개했다. 장정남은 75세인 전임 김격식보다 20세나 아래다. 따라서 군 세대 교체와 더불어 정세 변화를 꾀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대미 적대 분위기 고조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을 앞두고 대미 적대 분위기 조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가 참가하는 한미 연합훈련이 13일 시작된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핵항공모함을 남조선에 끌어들여 대규모의 연합해상 훈련을 감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 정세를 핵전쟁 발발국면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논평을 내고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고 아시아와 세계제패 야망을 실현해보려는 흉악한 기도의 발로”라며 비난했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군사훈련 등을 빌미로 대미 적대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당분간 국내 체제 단속에 집중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한미 동맹이 강화되고 중국도 금융 제재를 단행하는 등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당장 도발할 가능성은 낮다”며 그러나 “6자회담이나 남북대화가 재개 되지 않고 개성공단 정상화 여지가 없으면 7월 이후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