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가계대출 문턱 낮아진다…은행, 대출 재개·한도 상향

신한銀, 한도 1억→2억 상향 등 대출 완화
우리·하나은행 등 비대면 주담대도 재개해
내년 총량 리셋 영향…실수요자 숨통 트여
"탄핵정국에 가계대출 관리 어렵다" 우려도
  • 등록 2024-12-17 오전 11:07:00

    수정 2024-12-17 오후 6:55:12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주요 시중은행이 세밑 가계대출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대출 한도는 늘리고 비대면 대출 신청도 다시 열면서 고객 맞이에 나서고 있다. 실수요자로서는 한숨 돌릴 전망이지만 연초부터 가계부채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또 지난 8월 중단했던 주담대 모기지보험(MCI) 취급을 넉 달여 만에 재개하고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도 다시 받는다.

이어 1주택자도 전세대출을 신청할 수 있고 미등기된 신규 분양 물건지에 대한 전세 대출도 시행한다. 이번 조치는 내년 실행하는 대출부터 적용한다. 통상 주담대나 전세대출은 대출 신청 후 실행까지 2~4주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연소득 100% 내로 제한했던 소득 대비 신용대출 한도를 풀고 비대면 대출도 다시 진행한다.

다른 은행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부터 내년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 판매를 재개했다. 우리은행도 이달 23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등의 판매를 재개하고 새해에는 갈아타기 전용 신용대출 판매도 다시 시작한다. 나머지 은행권도 가계대출 문턱 낮추기에 속속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고공행진하던 주담대 금리도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영향을 미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35%로 한 달 전보다 0.02% 포인트 떨어졌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3.53%로 같은 기간 대비 0.05% 포인트 떨어졌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3.07%로 0.02% 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규제 완화에 나선 이유는 내년에 대출 총량이 초기화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총량 관리는 연간 단위로 하기 때문에 총량을 다시 설정하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막혔던 대출이 풀린다. 여기에 탄핵 정국으로 경기가 얼어붙을 우려가 커지면서 실수요자의 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실수요자의 자금 공급의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과 함께 연초 가계부채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가계부채는 처음으로 190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11월에는 2금융권 가계대출이 3조 2000억원 급증하면서 은행(1조 9000억원)을 앞질렀다.

여기에 탄핵 정국이 맞물리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금융당국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침체 우려에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게다가 정국이 탄핵이 가결되고 대선으로 이어지면 그동안 대출 수요 목소리에도 강하게 대출을 억제해온 금융당국의 리더십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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