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은 28일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이준우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하기로 했다. 이로써 팬택은 기존 박 부회장 대표이사 체제에서 박 부회장과 이준우 부사장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박 부회장은 외부에서 투자자금 유치와 중장기 경영 구상에 집중하고, 이 부사장은 안살림을 전담하는 구조다.
팬택이 투톱 체제로 재편한 것은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난 극복을 위해 어느 때보다 박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팬택은 지난 2011년 말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하긴 했으나 아직 부분 자본잠식 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을 잘해 이익을 내면 되지만 이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체제로 굳어지면서 팬택 같은 3위 이하 제조사들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팬택은 지난해 7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 2007년 1254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5년만에 적자 늪에 빠졌다. 팬택측은 “기술력이나 상품력에서 팬택 제품은 뛰어나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브랜드와 자금 조달력에선 삼성·애플에 비해 역부족”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위기일 때마다 승부수를 던지는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곤 했다. 그는 지난 2011년 12월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팬택의 워크아웃 졸업을 이끌어 내는가 하면, 2009년에는 “만약 주주와 채권단 중 1%만 합병에 반대한다고 하면 회사를 떠나겠다”는 초강수를 두면서 기업개선중인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합병을 성사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