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된다는데…` 가전양판점에 눈독 들이는 까닭

규모의 경제 이루면 사업성 높아
롯데·신세계 자존심 싸움도 한몫
  • 등록 2012-05-08 오후 5:56:53

    수정 2012-05-08 오후 6:15:10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하이마트(071840)에 이어 전자랜드까지….

국내 대형유통업체가 가전제품 양판점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이마트 인수에 뛰어든 롯데그룹(롯데쇼핑(023530))은 내친 김에 전자랜드 인수 가능성도 열어놨다. 신세계(004170)는 이마트를 내세워 가전 양판점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 가전의 핵심은 `규모의 경제` 가전제품은 마진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할 정도 이익이 박한 사업에 속한다. 삼성이나 LG와 같은 제조사들이 유통회사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곳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도 유통업체들이 가전 양판점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이 시장에도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제품 1개를 사는 곳과 10개를 사는 곳이 있다면 제조사들은 10개를 사는 곳에 제품을 더 싼 값에 공급한다. 유통업체들은 대량구매를 통해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이익도 더 커진다. 경영진 내분사태에 휩싸이기 전까지 하이마트가 빠른 성장세를 보인 비결이 여기에 있다.

하이마트는 전국적인 점포망을 기반으로 매입단가를 낮췄고, 싼값에 제품을 팔다보니 더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다. 이는 또다시 제조사와 가격협상에서 하이마트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끔 해 매입단가를 더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마디로 규모의 경제가 회사의 핵심경쟁력이었던 셈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인수를 검토하는 것도 초기에 돈이 들더라도 빠른 시간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하이마트는 306개, 전자랜드는 101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 공세펴는 롯데..방어하는 신세계

특히 가전 양판점 진출에는 두 회사의 자존심 싸움 성격도 가미돼있다.

롯데는 오는 2018년까지 가전매출을 1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내부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롯데는 이미 롯데마트 내 가전 전문코너인 `디지털 파크`를 운영중이다. 현재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매출이 늘거나 다른 회사를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독립법인으로 분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가전 양판점 사업을 키울 의지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이마트는 1위 자리 수성 차원에서 가전 양판점 사업을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에 시장을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하이마트나 전자랜드 인수를 검토하게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다만 방어적 차원의 접근이다보니 인수의지가 강하진 않다. 이마트 관계자는 "(인수를) 검토하는 수준이지, 반드시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마트가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몸값을 올려 경쟁사인 롯데에 부담을 주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승자의 저주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쟁사의 힘을 충분히 빼놓을 필요는 있는 것 아니냐"며 "인수의지가 없더라도 끝까지 가는게 이마트에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 하이마트·전자랜드 동시인수 어려울듯

현재 롯데와 신세계는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두 곳을 인수대상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일부에선 두곳을 한꺼번에 가져갈지 모른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는다.

지난해말 현재 하이마트의 시장점유율은 49.1%, 전자랜드는 7.7%로 두 곳을 인수하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이 경우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예상이다.

매각일정도 하이마트의 최대주주인 유진은 내달중 매각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예정대로면 하이마트 인수가 먼저 끝날 가능성이 높아 전자랜드에 대한 매력이 뚝 떨어진다. 게다가 전자랜드는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 관련기사 ◀ ☞하이마트냐 웅진코웨이냐..롯데의 선택 ☞롯데쇼핑 "전자랜드 인수 검토" ☞이마트 "전자랜드 인수 검토중" ☞하이마트 "최대주주 지분 매각절차 재개" ☞하이마트, 경영지배인에 한병희 전무 선임 ☞유진그룹 "유경선회장, 6월말까지 하이마트 매각 안되면 사퇴" ☞하이마트 이사회, 선종구 회장 해임(종합) ☞제 살 깎아먹는 이마트 가전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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