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메모리의 탄생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세계 D램업계에서 강력한 도전자가 될 것이냐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의 엘피다와 미국의 마이크론의 타이완메모리 가세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업계에서는 대만정부의 행보가 세계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과 업계 재편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만, 타이완메모리 공식화 `6개월내 설립`
대만 정부는 초대형 통합 반도체 회사 `타이완 메모리`를 6개월 내에 설립할 예정이라고 5일 공식 발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치밍 대만 경제장관은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정부 주도의 통합 반도체 회사 설립 계획을 밝혔다.
대만 정부는 파워칩, 프로모스, 렉스칩, 난야테크놀로지, 이노테라메모리, 윈본드일렉트로닉스 등 6개 대만 D램 기업들을 통합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 엘피다 또는 미국 마이크론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만과 일본, 미국을 아우르는 다국적 연합군이 탄생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국영 반도체 회사 타이완 메모리의 수장으로 존 슈안 UMC 명예 부회장이 임명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국적 연합군 `외형은 1등`
만일 대만정부의 구상대로 타이완메모리가 탄생하면 세계 D램업계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일본 엘피다와 미국 마이크론이 타이완메모리에 가세할 경우 D램 업계 구도는 `한국 VS 反 한국` 진영으로 나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작년 D램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로 30.3%. 2위는 하이닉스로 19.3%. 3위는 일본의 엘피다(15.3%), 미국의 마이크론(11.3%)이 4위다.
단순 계산상으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앞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D램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점유율 큰 의미없다..합병후 구조조정 불가피"
국내업계에서는 최근 반도체 시황과 산업 특성을 감안할 경우 타이완메모리의 경쟁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엘피다와 마이크론이 참여한 다국적 연합군이 단순합계로는 점유율 1위지만 점유율이 곧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자 중심의 마켓이라면 몰라도 현재는 수요자 마켓"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시장점유율을 더해서 업계 1위로 간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 업체의 합병이 진행될 경우 생산설비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또 고객층 역시 중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업체들의 생산능력은 자산 구조조정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기술이전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국내기업을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현대전자와 LG반도체 합병이나 일본 NEC-히타치 합병, 마이크론의 TI 인수 사례도 제시하고 있다.
실제 과거 현대와 LG는 합병이후 생산라인 조정을 위해 감산에 돌입하면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했고, 이는 선두업체의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타이완메모리에 타국 기업이 가세한다고 하더라도 기술 통합과 저효율 생산라인 구조조정을 감안하면 시장점유율은 약 20% 중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삼성·하이닉스 "우리에겐 기술이 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000660)가 이들 연합군에 비해 앞선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오는 3분기 40나노급 DDR3 D램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반면 연합군중 가장 기술이 앞서있는 엘피다도 아직 50나노급 공정에도 돌입하지 못한 상태다. 약 2년간의 기술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현재의 기술 경쟁력을 지속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안성호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가경쟁력이 뒤지는 업체들의 합병논의인 만큼 D램 산업 전반에 부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술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업체간 실질적 통합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한국업체 입장에서는 방심하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겁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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