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첨단반도체장비 등 23개 품목 수출규제…중국 겨냥

10~14나노 이하 최첨단 장비 포함
미국, 한국, 대만 등 우방국은 제외
미국-일본-네덜란드 동맹으로 中견제
  • 등록 2023-03-31 오후 1:03:12

    수정 2023-03-31 오후 1:03:12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일본 정부가 첨단반도체 분야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 중국 반도체 통제에 네덜란드와 함께 동참하기 위한 차원이다.

중국 장쑤성 쑤첸의 한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이 반도체 장비를 만지고 있다. (사진=AFP)
3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첨단반도체 관련 물품 수출 시에 경제산업상의 허가가 필요한 품목 23개를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23개 품목에는 섬세한 회로 패턴을 기판에 기록하는 극자외선(EUV) 관련 장비, 세정·검사에 사용하는 장치 등 23개다. 닛케이는 10~14나노(nm·10억분의 1m)급 공정 이하 최첨단 제품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23개 품목은 미국, 한국, 대만 등 42개 우방 국가·지역을 제외하면 수출할 때 마다 개별허가가 필요하다. 23개 품목에 대한 중국 수출의 경우 일일이 경산성의 수출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수출이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5월에 개정된 규정을 공포하고, 7월부터 규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번 수출 규제 확대로 일본 도쿄 일렉트론, 스크린홀딩스, 니콘 등 10개 기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기업실적 타격은) 전체로서는 영향이 제한적이다”고 언급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기자회견에서 “특정 국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언급지만, 이번 조치는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첨단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결정한 미국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미국은 반도체 생산기업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은 14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기술을 규제대상에 삼았다.

네덜란드도 상반기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강화안을 꺼내들 전망이다. 지난 8일 리에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의회에 보낸 보고서에서 “기술발전과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특정 반도체 생산 장비에 대한 기존 수출 통제 규정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 수출 통제 규정에는 가장 작고 강력한 반도체칩을 만들 수 있는 매우 높은 사양의 시스템이 포함될 것. DUV 노광장비 기술이 담길 것”이라고 명시했다.

10나노 이하 반도체를 만들 때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뿐만 아니라 한 세대 전 모델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까지도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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