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의 파업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주류업계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평소보다 출고량이 3분의 1로 줄어든 상황에서 다른 위탁수송사 및 ‘대체 기사’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 ▲지난 2일 경기 이천 하이트진로 공장 앞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이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다.(사진=하이트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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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하이트진로(000080)에 따르면 회사는 위탁운송사인 수양물류 외에 다른 회사와 물류 계약을 맺었다. 수양물류 소속 기사의 30%(약 130여명)는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가기 닷새 전인 2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조합원들이 이천·청주 공장 진입로를 막고, 출하를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된 제품이 제때 못 빠져나가고 생산에도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출하량은 평시 대비 38% 수준이다. 새로운 물류회사 소속 기사들은 이천공장 제품 운송 작업에 투입됐다.
현재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비조합원들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내뱉는 등 불법 폭력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8일 노조원 1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7일부터 화물차주들의 파업이 시작된 오비맥주도 이천·청주·광주 공장 세 곳에 평소 20% 수준으로 제품이 출하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동원물류, 한익스프레스 두 곳의 위탁운송사를 뒀는데 이 곳 기사 180여명 대부분이 화물연대 소속이다. 오비맥주 역시 대체 기사를 급한 대로 구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대체차량을 구해 운송하고 있지만 운임 2.5배를 줘야 한다”며 “그러나 비 조합원이라도 같은 업종에 종사하기 때문에 그분들도 화물연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실제 주류 수급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대형마트 대비 재고를 확보할 물류창고 공간이 부족한 편의점은 전국 가맹 편의점에 하루 발주 물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 대형마트도 직접 영향을 받는 것은 시간문제다. 주류 수급 문제가 전방위적으로 발생하면 주류를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식당, 주점 등이 장사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화물연대는 지난 7일부터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운송회사에 개인 소유 차량을 등록해 일감을 받아 보수를 받는 제도)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및 산재보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