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01일 17시 5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1일 유진기업과 선종구회장, 에이치아이컨소시엄은 하이마트 지분을 공동 매각키로 합의했다며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주인을 찾기 위해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처분 방식은 공개매각이며, 우리사주 역시 원하는 직원이 있을 경우 동반 매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영권 분쟁과 임시주총, 각자 대표체제 선언, 그리고 이날 지분 매각에 소요된 시간은 열흘에 불과하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경선 회장과 선종구 회장 양측의 움직임은 일사천리로 성큼성큼 진행되면서 시장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양측의 갑작스런 결정에 대해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대부분 그 저의(底意)를 도통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련의 사태를 `촌극이자 코미디`라고 표현한 증권사 관계자는 "LBO(Leverage By Out·피인수 기업의 차입금을 통한 M&A)방식으로 하이마트를 인수하면서 그룹이 휘청거렸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유진이 하이마트 기업공개 후 불과 반년만에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하이마트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유진기업의 각본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하이마트 인수는 애시당초 자본 이득을 위해 언젠가는 팔아버릴 지분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이마트를 놓고 벌어진 홍역으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만 손해를 입었다는 평가도 있다. 금전적 손실 뿐만 아니라 도의적 책임도 함께 짊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하이마트 사태는 경영진의 사업 안정성,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민폐를 끼쳤다"며 "유진그룹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당장 유동성이 급한 유진그룹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진기업은 총 739만8000주(31.34%)의 하이마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이 보유한 주식은 250만주(1.06%). 이날 종가(7만2200원) 기준으로 하이마트 지분 매각을 통해 유진기업은 5341억원, 유진투자증권은 180억원, 총 5521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15% 로 가정하면 총 6625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는 유진그룹 입장에선 단비와 같다고 평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매각 대금을 구체적으로 예상하기 힘들지만 지금 유진그룹의 상황을 감안할 때 단 몇 백억이라도 현금이 들어온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역시 "이번 매각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 금융비용이 줄 것이란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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