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외국인, 신종플루 백신접종 사각지대

축산농가 등 대상자 많지만 접종기피
보건당국 "고민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어"
  • 등록 2010-01-14 오후 4:56:36

    수정 2010-01-14 오후 5:07:36

[이데일리 문정태기자] 불법 체류 외국인들이 신종플루 백신접종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4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7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전염병대응요원에 대한 신종플루 백신접종률이 41.8%로, 1주일 전 83.8% 대비 크게 떨어졌다.

임산부(60.9%)를 제외한 의료인과 초중고 학생, 다른 접종 대상자들의 경우 접종률은 80%~90% 사이다.

이 처럼 전염병대응요원 접종률이 급감한 이유는 통계상 축산농가를 전염병대응요원으로 편입, 접종대상자가 약 10만명 가량 증가한 반면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거의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보건당국은 접종자수가 늘지 않은 이유가 불법 체류 외국인들이 많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접종대상에 포함되면서 접종률이 50% 이하로 떨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 당국은 뚜렷한 해법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농수산부와 함께 불법 체류자들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할 수 있는 여러방안을 생각해봤다"면서 "하지만, 예방접종을 맡게 될 경우 추방당할 것을 우려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접종을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종플루 백신뿐만 아니라 불법 체류자들의 경우 다른 예방백신을 맞게 한다거나 에이즈에 대한 관리를 하는 것 등의 문제도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신종플루 확산세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주 인플루엔자유사환자 분율(ILI)이 6.59로 전주 9.69 대비 32% 하락했으며, 항바이러스제 처방건수도 23.5% (7535건)감소했다.

현재 32명이 중증 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며, 신종플루 관련 사망사례는 17건이 추가돼 총 사망자는 209명으로 늘어났다. 신종플루 중환자에 사용되는 페라미비르는 올해 8건이 사용돼 지금까지 35건으로 집계됐다.

오는 18일부터 만성질환자와 6개월 미만 영아 보호자에 대한 신종플루 백신접종이 실시된다. 또, 25일부터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의 경우 기초생활수급권자부터 단계적으로 보건소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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