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지아 경제동반자협정 협상 타결…“車·식품 관세 철폐”

국내 절차 거쳐 발효…“발칸·코카서스 진출 교두보 기대”
  • 등록 2024-11-27 오전 10:30:00

    수정 2024-11-27 오후 4:18: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과 조지아 간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이 타결됐다. 정식 서명과 국내 절차를 거쳐 발효되면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식품 등 관세가 철폐된다. 조지아와의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곳이 아시아~유럽을 잇는 교역 중심지로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그 중요성이 더 커지는 만큼 발칸·코카서스 등 유럽·중동 진출의 교두보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른쪽부터)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게나디 아르벨랏제(Genadi Arveladze) 조지아 경제지속가능발전부 차관이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조지아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타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게나디 아르벨랏제(Genadi Arveladze) 조지아 경제지속가능발전부 차관은 27일 서울에서 한-조지아 EP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양측은 지난해 11월 EPA 협상을 개시해 두 차례의 공식협상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쟁점을 빠르게 줄여 1년 만에 조기에 타결을 선언하게 됐다. 우리나라가 맺은 26번째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조지아는 남쪽으론 터키, 북쪽으론 러시아와 맞닿은 아시아-유럽을 잇는 교역 중심지다. 한국과의 직접적인 교역 규모는 크지 않지만 46개국과 14건의 FTA를 맺고 있어 이곳과 EPA 체결 시 넓은 배후시장을 노린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제성장률이 높고 핵심광물과 자원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는 조지아에 1억5200만달러어치(약 2000억원)의 상품을 수출했고 1000만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양국은 한-조지아 EPA 발효 이후 10년 내 전체 품목의 90% 이상(한 93.3%, 조지아 91.6%)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우리 주력 수출품목인 승용차는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에 대한 관세도 발효 즉시 철폐된다. 또 K푸드나 K뷰티 제품에 대한 관세도 발효와 함께 0%가 된다. 반대로 조지아산 와인과 증류주, 천연 탄산수 같은 소비재와 구리 스크랩, 슬랙 등 원자재도 관세 없이 국내로 들어오게 된다. 쌀이나 천연 꿀 같은 우리 측 민감 품목의 관세는 유지된다.

조지아 위치.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이번 협상 타결 선언을 계기로 법률 검토와 협정문 국문 번역, 정식 서명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한다. 양국은 경제적 영향평가와 국회 비준 동의 등 자국 절차를 거쳐 가급적 이른 시기에 협정이 발효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인교 본부장은 “양허(관세 감면율) 수준이 높고 공급망, 교통·물류, 에너지에 이르는 폭넓은 협력을 추진키로 한 만큼 양국 교역 확대와 함께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도 이바지할 것”이라며 “특히 조지아는 러-우 전쟁 이후 신흥 물류 요충지로 떠오르는 만큼 우리가 이번 EPA를 통해 발칸·코카서스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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