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쏟아지니 술맛 안나네”…중국 맥주 판매 주춤

상반기 맥주 생산량 0.1% 증가, 3월부턴 감소세
버드와이저, 중국 판매 부진에 상반기 실적 부진
무알콜·비알콜 맥주 등 제품 다변화로 반등 노력
  • 등록 2024-08-02 오후 5:23:51

    수정 2024-08-02 오후 5:23:51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 집중 호우 등 악천후가 계속되면서 맥주 판매량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부진에도 고민하고 있는 맥주 회사들이 무알콜 맥주 등 제품 다변화를 통해 위기를 해소할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7월 16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리는 맥주 축제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AFP)


2일 버드와이저 아시아퍼시픽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약 3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4.3% 감소했다. 매출 감소는 같은기간 판매량이 6.2% 줄었기 때문인데 중국 시장 매출이 10% 줄었다고 회사는 전했다.

맥주 회사들은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시기를 성수기로 본다. 올해는 유로2024와 파리올림픽 등 거대 행사가 열렸지만 판매가 부진했는데 그 이유를 버드와이저의 핵심 시장인 푸젠성과 광둥성에 폭우가 내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버드와이저 아시아퍼시픽의 양 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높은 기저효과가 있었고 올해 광둥·푸젠·저장 등 지역에 계속되는 강우와 태풍이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버드와이저뿐만이 아니다. 올해 중국에서 맥주의 인기는 다소 주춤한 상태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지정 규모 이상 기업 맥주 생산량은 1980만8000㎘(킬로리터)로 전년동기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춘절 연휴가 있던 연초가 지난 후 3~5월에는 맥주 생산량이 전년동월대비 각각 6.5%, 9.1%, 4.5% 감소했다. 6월에도 맥주 생산량은 411만㎘로 같은 기간 1.7% 줄었다.

악천후 영향도 있지만 중국에서 맥주의 인기가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중국은 현재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디플레이션 위기를 겪고 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니 맥주 소비도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중국에서는 구이저우마오타이를 비롯해 바이주(백주)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맥주 회사들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다이어트 추세와 맞물려 출시되고 있는 무알콜·비알콜 맥주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실제 타오바오의 국산 맥주 보고서를 보면 올해 들어 무알콜·비알콜 맥주 검색량은 전년동기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소규모인 330ml 이하 맥주 검색량도 같은 기간 7배 늘었다.

국제 와인·증류주 연구소 IWSR의 중화권 연구 이사인 셜리는 최근 열린 산업 포럼에서 “세계 주류 시장의 발전은 많은 도전에 직면했다”며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주류를 선택할 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무알콜·비알콜 음료 같은 대체품이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재경은 무알콜 맥주가 주요 맥주 대기업의 인기 카테고리가 되고 있다며 중국 내 화룬맥주·칭다오맥주·옌징맥주 등이 무알콜 맥주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드와이저 아시아퍼시픽도 중국에서 무알콜 맥주를 출시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양 CEO는 “한국과 인도 시장에서도 무알콜 맥주 사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무알콜 맥주가 중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건강에 대한 젊은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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