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20대에 1심서 징역 10월(상보)

징역 10월·성폭력 치료 이수 40시간 명령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인격적 피해"
  • 등록 2018-08-13 오전 10:28:12

    수정 2018-08-13 오전 11:13:08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유출한 것으로 밝혀진 동료모델 안모(25)씨.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홍익대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 중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 모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은 형사6단독 이은희 판사는 13일 성폭력범죄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모(25)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는 피해자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인격적 피해를 줬다”며 “인터넷의 파급력을 생각해보면 남녀 성별과 상관없이 처벌 정도가 달라질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과거 남자친구나 성폭력 가해자에게 받은 분노를 잘못된 방식으로 표출한 것을 인정하고 변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동종 범죄로 형사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형사합의금 준비하는 등의 정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고 있으며 극심한 우울 증세를 보이는 등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안씨는 지난 5월 1일 홍익대 회화과 인체누드 크로키 전공수업에 모델 자격으로 참여했다가 휴식 시간을 틈타 피해 남성모델 A씨의 나체사진을 몰래 촬영해 남성혐오 커뮤니티 워마드에 유포하고 증거를 없앤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9일 열린 2차 공판에서 안씨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후 안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인 남성 모델에게 법원을 통해 7차례 사과 편지를 써 전달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통상적인 불법촬영 범죄와 달리 가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에 속도를 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수사기관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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