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해경본부)가 선박충돌방지 교신기술을 개발했다.
해경본부는 자체 개발한 ‘해상용선박무전기(VHF) 자동식별장치’ 기술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2015 세계전파통신회의(WRC)에서 발표한다고 20일 밝혔다. VHF 자동식별장치는 선박 충돌 등이 우려되는 위급 상황에서 상대 선박의 무전기 전원 상태와 교신 채널을 확인, 상호 교신을 도와주는 기술이다. WRC는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3∼4년 주기로 개최하는 전파 분야의 세계 최고 의사결정회의다.
VHF 자동식별장치는 응급교신용 해상조난주파수(VHF CH16)로 상대 선박을 호출했을 때 응답이 없으면 상대 선박이 사용 중인 주파수를 자동적으로 파악해 교신할 수 있게 해준다. 상대 선박의 무전기 전원 상태도 알 수 있어, 무전기가 꺼져 있는 것으로 파악될 때에는 해상교통관제센터(VTS)나 구조 당국에 연락해 다른 방식으로 통신을 시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해경안전본부 소속 전병재 경감·김영습 경위·김종진 경장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들은 2007년 태안에서 일어난 허베이 스피리트호 충돌사고,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당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안전처는 VHF 자동식별장치가 세계 표준이 되도록 이번 총회를 시작으로 내년 2월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총회 등에서 VHF 자동식별장치 기술을 발표할 계획이다.
해경본부 관계자는 “해상용 무전기는 선박과 선박, 선박과 육상 간의 통신에서 상대방 정보를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예전에는 비상호출 채널에서 호출하고 응답이 없으면 무전기 채널 1번에서 99번까지 호출해야 했다”면서 “이번 기술 개발로 호출 시간을 줄이고 신속한 대응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기술 개발 전 모습. 상대 선박의 무전기가 어느 채널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호출 시 응답이 없으면 채널 1~99번까지 호출해야 한다.(사진=국민안전처) |
|
| 기술 개발 후 모습. 상대 선박의 무전기 채널을 자동적으로 알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사진=국민안전처) |
|
▶ 관련기사 ◀☞ "세월호 생존 학생 "침몰 당시 해경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가거도 추락 해경 헬기 정비사 끝내 숨져.. 3명 실종☞ 돌고래호·풍수해 반복에도…'안전예산' 무더기 삭감☞ 안전예산 어디로?…'가로등에 줄 매서 훈련하고 야밤에 육안 수색'☞ 출범1년 안전처, 국민안전 지킨다더니..입으로만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