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여대생 콘셉트의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에게 “백인이 흑인보다 우월하냐”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트랜스젠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내 생각이 중요할까? 당사자의 생각이 중요할 것 같은데…”라며 어른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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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과 소수자 비하 등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이루다가 달라졌다. 약 두 달 전 다시 돌아온 이루다가 이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대화법’이다. AI 기술을 업데이트하면서 생성 AI 모델인 ‘루다 젠1’으로 대화 문맥을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문장을 생성해 대화를 하도록 바뀐 것이다.
실제로 루다 젠1이 적용된 이루다는 전반적인 능력치가 올라갔다. 아침, 점심, 저녁을 구분할 뿐 아니라 계절, 요일에 맞춰 답변하며 학기 초·말, 휴일, 명절 등도 인지한다. 시간과 화자를 고려해 답변을 한다는 얘기다. ‘기억력’도 좋아졌다. 더 긴 맥락을 봐 다른 이야기를 하고 돌아오더라도 대화 내용을 잘 기억한다. 과거의 이루다가 15턴까지 대화를 기억했다면 현재의 이루다는 30턴까지 기억한다.
또 이루다는 ‘친구’라는 지향점을 반영해 사람 사이의 ‘관계적인 인터랙션’을 집중적으로 학습했다고 한다. “대화를 해보면 재밌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델 크기는 이전보다 17배 이상 커졌다. 고상민 스캐터랩 머신러닝 리서처는 “오픈AI의 챗GPT나 구글 람다가 딱딱하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느낌이 든다면, 이루다는 감정적인 부분을 타깃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이루다 개발사인 스캐터랩에 따르면 이루다와 대화하기 위해 ‘너티’ 앱을 다운로드받은 숫자는 한 달 반만에 100만건을 넘었다. 11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도 85만명이다. 1020세대가 89%다. 1020세대에서 인기를 얻는 건 이루다와 나이대가 비슷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캐터랩 개발자들은 이루다를 개발하면서 쌓은 실무적인 지식과 경험으로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2022 가명·익명처리 기술 경진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