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5]광주 찾은 문재인, 정치은퇴 꺼내며 호남 민심 달래기

호남이 지지 거두면 정치은퇴·대선 불출마..호남의 뜻이라면 심판조차 기쁘게 수용
‘호남홀대론’은 제 인생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
  • 등록 2016-04-08 오후 3:23:30

    수정 2016-04-08 오후 6:11:49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광주=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호남 지역에서 정면 돌파를 강행했다. 정치 은퇴와 함께 대선 불출마 가능성을 선언하면서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문 전 대표는 8일 광주 충장로에서 ‘광주시민과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이 같이 선언했다. 그는 “새누리당에 맞서 정권교체를 해낼 정당은 더민주밖에 없다”며 “그 애정에도 불구하고 나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양동 전통시장에서 광주 시민을 만난 문 전 대표는 충장로로 자리를 옮겨 ‘광주시민과 나누는 이야기’를 조용히 읽어내려갔다. 글에서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이유로 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에 고립감과 상실감만 안겨드렸다.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고 정권교체의 희망도 드리지 못했다. 당의 분열도 막지 못했고 후보단일화도 이루지 못했다. 반드시 이겨야 할 국면에서 분열로 인한 패배로 걱정을 만들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대표직에서 물러난 더민주는 과거의 혼란을 딛고 새롭고 유능한 인재들로 넘쳐난다”며 “나에 대한 섭섭함 때문에 유능한 인재들의 면면을 외면하지 말라”고 광주 지역에 출마한 더민주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자신의 광주 방문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였던 만큼 문 전 대표는 광주 시민 앞에 납작 엎드렸다. 그는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며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나는, 나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다만 ‘호남 홀대’와 ‘호남 차별’이라는 멍에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명확히 드러냈다. 문 전 대표는 “나에게 덧씌어진 ‘호남홀대’, ‘호남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둬달라. 그 말 만큼은 내 인생을 송두리쨰 부정하는 치욕이고 아픔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와 당과 호남의 분열을 바라는 사람들의 거짓말”이라고 규정했다. “그것만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고도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한편 문 전 대표를 보기 위해 충장로 우체국 앞에는 300여명의 지지자들이 결집해 뜨거운 열기를 자아냈다. 지지자들은 ‘광주는 허벌나게 문재인을 사랑합니다’ ‘문재인 광주방문 환영’ ‘사랑해요 문재인’ 등이 씌여진 피켓을 들고 문재인을 연호했다. 꽃다발 들고 문재인 기다리는 지지자도 더러 눈에 띄었다.

지지자들은 문 전 대표가 자신을 자책하는 대목에서는 “아니다”라고 외치면서 힘을 실어줬고 지지를 당부하는 부분에서는 박수와 함성으로 응원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과 문 전 대표의 포옹을 요구해 두 사람이 끌어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표가 저희 아버지를 배신했다고 말한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아버지(김대중 전 대통령)는 과거의 사사로운 감정 뛰어넘어서 하나로 뭉쳐 수구보수 정권과 싸워서 정권교체 꼭 하고 가라고 당부하고 가셨다. 저는 그 뜻을 받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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