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학계, 대만 앞에선 기죽어"

"정부 및 기업 지원책 필요"
이공계 외면 풍조도 개선해야
  • 등록 2009-09-10 오후 6:05:22

    수정 2009-09-10 오후 6:08:15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라는 세계적인 회사가 있어서 그런지...한국 정부는 반도체 학계에 대해선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A-SSCC(아시아 반도체 회로 학회) 서울 컨퍼런스에 참석한 A교수의 말이다.

이날 행사에서 전자공학과 교수들은 대만 반도체산업 경우 정부와 기업, 학계를 잇는 유기적인 협력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비록 대만의 반도체기업들이 경영난에 봉착해 있지만 최근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반도체 연구 및 육성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대만을 얕잡아 봐서는 안된다는 경고다.

반면 우리나라는 반도체 연구 자체가 삼성과 하이닉스에 의존해 있는 형국이라는 지적이다.

B 교수는 "대학은 학문 연구, 중소기업은 제품화 타진,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대기업은 이를 상용화하는 유기적인 시스템이 정착돼야한다"며 "대만은 이런 면에서 한국보다 확실히 앞서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세계적인 학회에서 한국보다 많은 논문을 발표한다. 질적 측면에서는 한국이 앞설 수 있어도 다양하게 연구개발이 진행된다는 점에선 대만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정부와 기업의 활발한 지원책이 마련돼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교수들의 얘기다.

C 교수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세계적인 학회에 출품한 논문이 비록 채택되지 않더라도 해당 연구팀에게 1000달러 상당을 지원한다.대학 연구팀에게 필요한 반도체 칩 등을 위한 별도의 컨소시엄이나 펀드들도 많다.

일례로 대만의 반도체기업인 TSMC는 연구가 활발한 대학교에 최신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만들어 주는 등 학계의 연구개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D 교수는 대만이나 일본, 미국 등 대학 교수들과 반도체학계에 대한 지원을 비교해보면 창피할 정도로 초라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삼성이나 하이닉스가 잘하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더 필요하냐는 식"이라며 "심지어는 기업들에게 대학교 도와주라며 떠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잘 할수록 기본연구 개발에 더 투자하고 북돋아줘야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른 교수는 "의학전문 법학전문대학원 이런 곳 때문에 우수인력이 이공계를 외면하는 움직임이 더 심화되고 있다"며 "국내 이공계가 이렇게 푸대접받는 풍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는 산학에선 우수 연구인력을 모두 외국에서 데려와야할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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