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하이킥' SK하이닉스 "올해도 슈퍼사이클 계속될 것"(종합)

매출 30조-영업익·순익 10조 돌파
영업이익 전년比 319% 급증 13조
4Q 실적도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
영업이익율로 '꿈의 50%' 육박
  • 등록 2018-01-25 오전 11:32:22

    수정 2018-01-25 오후 4:57:11

자료=SK하이닉스


[이데일리 경계영 양희동 기자] 계속되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SK하이닉스(000660)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30조원·영업이익 13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도 IDC(인터넷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 등으로 수요가 탄탄한 반면,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이를 따라가지 못해 실적 호조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4분기 매출 9조, 영업익 4.4조 기록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0조1094억원, 13조7213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5.1%, 318.7% 증가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59.5% 늘어난 10조6422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전 분기보다도 더 좋아졌다. 매출액 9조276억원, 영업이익 4조4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5%, 190.7% 늘었다.

이는 증권가가 당초 매출액 8조9800억원, 영업익 4조2800억원 정도를 전망했던 것보다도 더 높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다. 지난해 4분기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2600억원가량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는데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결과다.

지난 한 해 동안 매출액과 영업익 모두 매 분기 성장세를 이어가며 연간 영업이익률은 45.6%로 전년 대비 26.5%포인트 껑충 뛰었다. 반도체를 팔아 100원 벌었을 때 46원이 남았다는 얘기다.

이 덕에 SK하이닉스는 현금 배당을 주당 1000원으로 전년 대비 67% 끌어올렸다. 이명영 SK하이닉스 경영지원 담당(부사장)은 “향후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 규모 증가와 매출 증대로 운전자금이 급증했고, 법인세 증가 등으로 인해 잉여현금흐름(FCF) 창출이 제한적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SK하이닉스가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있었다. IDC 관련 서버용 제품, 스마트폰 성수기 등으로 수요는 계속 느는데 미세공정 전환 어려움 등으로 공급이 달리다 보니 가격이 크게 올랐다.

D램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3% 늘었고, 전 제품 가격이 고르게 올라 평균판매가격(ASP)도 9% 올랐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며 9% 증가했고 MCP(멀티 칩 패키지;모바일D램+낸드) 등 모바일향 제품 가격 상승이 반영되며 ASP도 4% 상승했다.

“D램·낸드 수요 20~40% 증가” 전망

실적 호조를 이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 사이클이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SK하이닉스는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전년비 각각 20%, 40%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출하량을 각각 20%, 40% 중반으로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대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계적 IT기업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센터에 계속 투자하면서 서버향 D램 수요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출시된 신규 서버 플랫폼의 채용도 확대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석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상무)는 “올해 서버향 D램 비중은 비트(bit·메모리용량 단위) 기준 전체 30% 가까이 차지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투자가 느는 IDC 역시 수요가 큰 폭으로 늘며 올해 과반을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보급 확대,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수요 등으로 모바일 D램 채용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명영 부사장은 “업계에서 D램 투자를 늘리곤 있지만 공정 전환기간이 예전보다 길어졌고 웨이퍼 생산량(CAPA)도 제한적이어서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최근 우려가 불거지는 낸드플래시에 대해서도 SK하이닉스는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의 경우 수직 적층 3D 낸드 적용이 기업용(서버향)에서 일반 소비자용까지 확대될 뿐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기기당 탑재량도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전체 낸드에서 3D 제품의 생산 비중은 50%를 넘어섰고, 올해 하반기엔 3D 낸드 제품 내에서도 72단 제품 비중이 50%를 넘을 것”이라면서도 “3D 낸드의 난이도 높아져 공급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언급했다.

D램 서버에 스마트폰 수요 뒷받침

올해 시황에서 또 다른 변수는 인텔 CPU(중앙처리장치) 문제다.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IDC 업체가 서버 증설이나 투자를 지연할 것 같지 않고 보안 패치 적용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서버 증설로 데이터 트래픽을 보완해야 해 일부에서 서버 메모리 수요가 20~30% 추가로 더 필요하단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다만 암호화폐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엔 별 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60% 이상이 에이직 방식으로 채굴되는데, 에이직은 많은 용량의 메모리가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서버와 SSD 제품을 중심으로 신규 공정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입고 기준 10조3000억원 규모였던 지난해보단 늘어날 것이라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아울러 M15 팹(Fab·공장)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서버 업체가 CAPA 확충을 요구하지만 클린룸이 부족해 장비 도입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M15 장비 입고 시기를 당초 내년 초에서 두세 달 당기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국 우시 팹은 올 연말까지 예정대로 공사를 완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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