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 재무관실장을 맡고 있는 박동욱 이사의 탄식이다. 박 이사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3분기 실적발표를 겸한 기업설명회에 참석, "책임있는 담당직원으로서 (투자자들에게) 면목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3.48%가 상승해 6만5400원으로 마감했지만, 2005년 12월 장중 고점 10만500원에 비해선 형편없는 수준이다. 더욱이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1300대에서 2000선 안팎까지 상승했다. 시장의 흐름에 크게 역행한 셈이다.
박동욱 이사는 "올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순이익이 작년보다 27~29%나 증가했고, 당연히 EPS(주당순이익)도 늘었는데, 주가는 오히려 작년보다 낮아졌다"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요즘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인기있는 종목들만 보더라도 PBR이 4~5배는 되는데, 작년보다 실적이 좋아진 현대차는 PBR이 1배도 안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탄식했다. 한마디로 청산가치를 밑도는 주가수준에 괴롭다는 것이다.
박 이사는 그러면서 나름대로 주가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올들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이 빚어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자동차산업 비중을 대략 10% 가량 줄였고, 아마도 이러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이 때문에 오히려 현대차의 주가는 회복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우선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미국의 자동차산업 수요는 올해보다 조금 빠지지만 1600만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점을 들었다.
박 이사는 근래 만나본 국내외 투자자들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예컨대 이들은 현대차의 주식이 좋고,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고, 주식 살 때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는 설명이다.
박 이사는 "현대차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어, 4분기 연간 실적이 모두 나오게 되면, 결국은 개인투자자나 기관투자가들이 그동안 실망했던 부분이 상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단 연말실적을 지켜봐 달라는 것이다. 박 이사의 탄식이 멈춰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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