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꿈틀' 다시 고개드는 불안…하반기 100달러 가나

WTI, 5거래일 연속 상승…80달러선 안착
실망스런 中성장률 전망에도 사우디 亞 원유값 인상
"中수요 낙관한다는 뜻"…여행 재개로 항공유 수요도↑
공급은 그대로…하반기 100달러 상회 전망 잇따라
  • 등록 2023-03-07 오후 2:42:14

    수정 2023-03-07 오후 7:29:0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 하반기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며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AFP)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0.98% 오른 배럴당 80.4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해 1월 17일 이후 최장 기간 오름세를 유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아시아·유럽 주요국에 대한 4월 인도분 원유 가격을 올린 것이 이날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아람코는 아시아 인도분 경질유 가격을 전월대비 배럴당 0.5달러, 유럽 서북부 및 지중해 지역 인도분 가격은 전월대비 배럴당 1.3달러 각각 인상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5일 ‘5% 안팎’이라는 2023년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 시장에선 원유 수요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을 인용, 올해 중국의 원유 수요가 하루 평균 1580만배럴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사우디가 중국에 대한 판매가를 올릴 만큼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수요 증가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일 “중국 수요가 (예상보다) 매우 강하다”며 낙관했다.

세계 각국이 하나둘씩 국경문을 개방하면서 항공 운항 정상화에 따른 항공유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공급은 제자리걸음이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지난달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현행 감산정책(하루 200만배럴 감축)을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올 하반기엔 수급 불균형으로 유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인 제프 커리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원유) 재고가 감소하고, 통화공급이 안정됨에 따라 올 4분기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전 세계 생산능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원유 공급 부족은 생산자와 투자자들에겐 (이익 측면에서) 도움이 되겠지만,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중앙은행들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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