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1조 브랜드 '설화수', 50주년 맞아 명품 도약 선언

명품 즐비한 도산공원에 국내 최초로 특화매장 열어
50주년 기념해 하반기 대대적인 광고, 마케팅 돌입
경쟁사 '후' 면세 매출 1위..공격적 행사로 제압나서
  • 등록 2016-03-17 오후 2:29:41

    수정 2016-03-17 오후 3:55:22

지난해 국내 뷰티 브랜드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설화수’가 올해 국내 최초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등 도약에 나선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아모레퍼시픽(090430)의 대표 한방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가 국내 최초로 플래그십 스토어(특화 매장)를 열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등 명품 도약에 팔을 걷는다. 특히 지난해 경쟁사인 LG생활건강(051900)의 궁중화장품 ‘후’에 면세점 매출에서 밀린 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설욕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설화수가 점찍은 플래그십 스토어 자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맞은편이다. 설화수는 이곳에 4층짜리 건물 전체를 플래그십 스토어로 꾸미고, 한방화장품의 효과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스파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설화수가 최근 화장품 업체들에게 각광받는 명동이나 가로수길 대신 도산공원을 선택한 것은 세계적인 명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의미다. 도산공원은 에르메스, 콜롬보, 벤츠, SK2 등이 모여있어 젊은 감성의 가로수길보다 굵직하고, 고가의 명품들이 집결돼 있다.

지난달 LG생활건강의 궁중화장품 ‘후’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확장공사하고 기존보다 두 배나 넓은 공간으로 선보였다. (사진=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는 아모레퍼시픽 한방화장품의 시초인 ABC인삼크림이 출시된지 50주년 되는 해다”라며 “이를 기념해 플래그십을 열고, 적극적으로 설화수를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적으로 설화수라는 브랜드가 론칭(1997년)된지는 2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 1966년 아모레가 선보인 한방화장품 ‘ABC인삼크림’을 브랜드 시초로 삼아 헤리티지와 역사 등을 강조하겠다는 뜻이다.

설화수는 50주년을 기념해 하반기 대대적인 광고, 프로모션 등을 벌일 계획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독 설화수가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후를 비롯한 타사 화장품들이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설화수의 행보를 경쟁사인 ‘후’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요 면세점 매출 1위를 ‘후’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설화수에 밀렸던 후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에서만 지난해 1309억원어치를 팔아 설화수(920억원)를 눌렀다.

지난 2003년 론칭한 후는 대부분의 후발주자들이 가격대를 낮추는 것과는 달리 오히려 가격대를 높게 책정하고, 왕후가 쓰는 ‘궁중 화장품’이라는 고급스런 콘셉트로 유커들을 사로잡았다. 또 한류 열풍의 중심에 있는 배우 이영애를 10년 넘게 모델로 기용한 것도 유효했다. 지난해엔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올해는 확장 공사를 통해 두 배나 넓은 공간으로 유커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로 인해 후의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8000억원대로 설화수(1조원)에 못미치지만 2년만에 매출 규모가 4배나 커지는 등 지난 2012년 6000억원 이상 벌어졌던 격차를 2000억원으로 크게 좁혔다. 5000억원에서 1조원대까지 성장하는데 7년이 걸린 설화수에 비해 가파른 성장세다.

업계 관계자는 “설화수가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성장세가 주춤한 측면이 있었는데 올해를 도약의 기점으로 삼는 분위기”라며 “올해 하반기엔 가장 큰 한방 브랜드이자 두 경쟁사간 치열한 프로모션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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