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감독 "손가락질 피하면 리더 자격 없어"

'야신' 김성근 감독, 한화 임직원 400명에 리더십 특강
  • 등록 2015-07-20 오후 3:10:47

    수정 2015-07-20 오후 3:10:47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이 한화그룹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직리더십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피한다는 것 자체가 리더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욕을 먹더라도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김성근 한화이글스의 감독이 한화그룹 계열사 임원들에게 김성근 감독의 야구와 조직리더십’을 주제로 100분간 열띤 강연을 진행했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더플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특강에 김 감독은 인간애가 공존하는 리더십과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했다.

그는 “직원에게 1%의 희박한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잠재력을 100%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며, 부모의 마음으로 직원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리더의 자세”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서는 ‘비정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비정해 보일지 모르지만 더 나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강하게 하고 있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또 “약한 조직은 ‘사이좋게 지내는 조직’이며, 조직은 공동의식을 나누는 것이고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올해 한화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었던 실마리 중 하나로 오키나와 훈련캠프를 예로 들었다. “원래 연습경기 중에는 팀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고 상대팀의 전력을 탐색하는데, 연습경기 중 패색이 짙었다. 선수들은 과거처럼 어깨가 축쳐져 있었고 긴급하게 이기자는 작전지시를 내렸다. 드디어 8회에 역전했다. 선수들에게 ‘하면 이길 수 있다’는 승부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심어줬고 오늘 한화이글스의 모습을 만든 계기가 아닌가 싶다.”

김 감독은 준비과정과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갖는 자세를 리더의 주요 덕목으로 꼽았다. “준비는 누가 일일이 따지지 않기에 허술하게 할 수 있지만 결국 결과가 말해준다”며 “리더가 준비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으면서 부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모든 선수는 잠재력이 있으며 감독은 그 하나하나를 관심 있게 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경기가 잘 안 풀리는 날에는 혼자서 1~2시간 정도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항상 “김성근 정신차려라”로 결론을 내린다면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려면 부하에게 깊은 애정과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하니깐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니깐 강한 것”이라며 “리더가 바람(역경)을 피하면 그 바람은 아랫사람과 조직에 향한다”고 지적하고, 리더의 인내심을 강조했다. 또 “모든 것이 끝나고 조직에서 언젠가 나올 때 미련이 없도록 있는 동안에 전력투구하자”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리더의 바른 자세라고 역설했다.

한화그룹의 임원조찬특강은 2004년부터 전 계열사 대표이사 및 상무보 이상 임원을 대상으로 매달 한 번씩 열린다. 사회 저명인사, 경영 및 혁신 관련 전문가, 인문학, 예술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는 한화생명 김연배 부회장,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춘수 사장 등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400명이 참석했다. 지난달 한화의 가족이 된 한화테크윈 김철교 사장을 비롯해 한화탈레스,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등 빅딜 4사 대표이사 및 임원 90여명도 참석해 강연을 경청했다.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이 한화그룹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직리더십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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