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점수로 매긴다면 얼마를 줄 것이냐”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낙제점인 40점을 주고 싶지만 어쨌든 첫 번째로 기자회견장에 나왔다는 점과 남북관계 부분을 조금 더 평가해서 후하게 50점 주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기자회견장이 쌍방향 소통의 장이 아니라 일방적인 국정홍보의 장이 되고 말았다. 국민들은 잘 짜인 한편의 각본보다 솔직한 대화를 원한다”며 “소통을 얘기하면서 법과 원칙을 강조한 것은 청와대가 일방적인 기준을 가지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만 골라서 만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지난 1년 불통정치에 대한 기억상실, 그 자체다”라고 비판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브리핑에서 “이제 지난 1년 차갑디 차가웠던 정권이 너무 가혹하고 잔혹한 정권이 될까 두렵다”며 “정작 듣고 싶은 말은 모두 생략하고 뭉개시면서 1년 전 하신 경제발전 구상에 대한 말씀만을 재탕삼탕했다. 민주주의고 소통이고는 뒷전이고 이제 국민들은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경제교본을 외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있었던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의 새해 첫 시국미사의 첫 머리를 인용하며 더욱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오늘 기자회견은 ‘자랑스러운 불통’을 당당하게 선포한 것을 넘어 박근혜 정권의 인식수준이 40년 전 유신독재시절에 그대로 머물러 있음 또한 확인시켜주었다”고 강조했다.
홍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말한 ‘경제혁신 3개년계획’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3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을 연상시킨다며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지 그깟 민주주의가 뭐가 중요하냐’는 것이 지난 독재정권의 논리를 그로부터 40년도 더 지나서 박근혜 정권은 똑같은 논리를 들이밀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금 대변인은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는 엄중한 현실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민생에 대해서는 원론적 언급으로 일관해 국민의 기대에 미흡하다”며 다른 야권의 목소리와 궤를 같이했다. 그는 “기초 노령연금 등 공약 미이행 또는 후퇴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그동안 끊임없이 약속해 온 경제민주화와 복지에 대한 언급이 아예 빠진 데 대해서도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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