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본제철 "포스코가 기술 빼갔다" 제소..20년 전 기술인데 왜?

퇴직자통해 부정취득했다..1조4000억 손해배상 제기
20년 전 상용화된 기술..불황 속 견제심리 작동
  • 등록 2012-04-25 오후 6:17:42

    수정 2012-04-25 오후 6:20:5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신일본제철이 한국 포스코(005490) 등을 상대로 도쿄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의 최대 철강업체인 신일본제철이 포스코가 자사의 전기강판 제조 기술을 빼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25일 보도했다. 

포스코가 변압기 등에 쓰이는 고성능 전기강판 제조기술을 신일본제철 퇴직자를 통해 부정하게 취득했다며 부정 경쟁 방지법 위반 혐의로 도쿄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또 1000억엔(한화 1조 4000억원)의 손해배상과 고성능 전기강판의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측은 "기술 침해가 없고, 소송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불황 속 견제심리인듯..기술유출 우려도 

하지만 철강업계에선 신일본제철이 갑자기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가 고성능 전기강판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후반으로, 20년도 넘게 가만히 있다 이제와서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일본제철이 포스코 지분 5.04%를, 포스코가 신일본제철 지분 3.5%를 보유하는 등 양측은 제휴관계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고성능 전기강판은 일반 강판의 3~4배나 비싸고 성장성이 높다"면서 "(갑작스런 소송은) 포스코가 신일본제철을 바짝 추격하고 있어 이를 견제하려는 심리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성능 전기강판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나 모터 등의 소재로 쓰인다. 신일본제철은 20% 중반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1위를 달리고, 포스코는 20% 초반을 기록중이다.

20년 이상 된 기술인 만큼, 일본 법원에서 특허침해 여부를 결론내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일본업체로의 기술유출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전기강판 기술은 어찌보면 국가기밀에 해당되는 기술일 수 있다"면서 "일본 법원에 가서 기술을 공개하는 와중에 제3의 철강사에 관련 기술이 흘러들어갈 우려도 있으니 재판이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포스코, 신일본제철 특허소송 제기 관련 조회공시 ☞철강協 스테인리스스틸클럽, 올해 첫 이사회 개최 ☞포스코, 바다 생태계 복원활동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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