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겹악재’에 장중 환율 1321.8원까지 올라[외환분석]

지난 5월 31일 1327.2원 이후 최고치
美 은행 신용강등·중국 디플레 우려에 원화 약세
달러인덱스 약보합, 달러·위안 진정세
미국 7월 소비자물가 상승 예측에 경계심 커져
이번주 상단 1330원까지…추가 상승은 제한적
  • 등록 2023-08-09 오후 2:46:32

    수정 2023-08-09 오후 6:52:36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21원까지 올랐다. 지난 5월 말 이후 최고치다. 미국 은행들의 신용 강등, 중국 경기 부진, 미국 물가 지표 경계감 등 시장에 부정적인 변수들이 나타나면서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했고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있어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AFP
무디스 강등·중국 디플레에 환율 상승

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33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15.7원)보다 1.8원 오른 1317.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에서 1.8원 상승한 1317.5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1316원까지 떨어지다가 오전 9시반께 급등하더니, 11시반께 1321.8원을 찍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5월 31일(1327.2원) 이후 최고치다. 이후 환율은 상승 폭을 좁혀 1310원 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악재가 겹치면서 이슈에 취약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며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간밤 무디스는 미국 6개 주요 은행을 등급 강등 검토 대상에 올렸다. 또 이날 오전 발표된 중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3% 하락했다. 시장 예상(-0.4%)보다는 양호했지만 전월(0%)보다 하락하며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비 4.4%, 전월비 5.4% 하락해 10개월 연속 떨어졌다. 시장 예상(전년비 -4.1%)보다 더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시38분 기준 102.39로 약보합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21위안, 달러·엔 환율은 143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수출 쇼크에 급락한 위안화는 이날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엔 진정세를 찾아 소폭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하며 환율 상단을 누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5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2200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간밤 무디스의 신용 강등 여파는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도비시(통화 완화)한 발언이 나오면서 완화된 듯 하다”며 “1320원대에서 제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달러) 과매수 구간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상단 1330원까지…美 물가 경계감에 추가 상승 제한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경계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은행 딜러는 “미국 7월 물가가 전월보다 강하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어서 시장에선 경계심이 크다”며 “이번주 1325~1330원까지는 상단을 열어둬야 하겠지만, 급한 추가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결제 수요랑 매도가 나오면서 힘의 균형이 이어지기는 하는데 시장 경계심으로 인해 자신있게 숏(매도)이 나오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상단을 좀 더 열어둬야 한다”며 “환율이 이날 종가 기준 1320원에 안착하게 되면 이번주 1330원 근처까지 충분히 갈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종가에서 당국의 미세조정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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