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범죄·스토킹 막겠다”…의혹추궁에 정책으로 맞선 조국(종합)

출소한 아동성범죄자에 1대1 전담보호관찰 실시
범죄 반복하는 정신질환자, 국가가 적극 치료
법 개정해 가정폭력 범죄자에도 전자장치 부착
각종 의혹 제기에도 말없이 출근…“청문회서 답변”
  • 등록 2019-08-20 오전 11:13:48

    수정 2019-08-20 오후 12:19:25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우리 가족, 우리 이웃이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본인과 가족에 대한 야권의 끊임없는 의혹 제기에 대해 정책 검증으로 맞서며 이같이 약속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민들의 일상의 안전과 행복, 지켜드리겠다’는 약속 실천을 위한 첫 정책 비전을 내놓았다.

우선 조두순 같은 아동성범죄자가 출소하더라도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1대1 전담보호관찰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전자발찌 착용자에 의한 성범죄가 근절되지 않아 재범위험성이 높은 아동성범죄자 출소 때마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은 61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상기했다.

전자발찌제도 도입 이후 성범죄자 재범률이 약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전자발찌로 재범을 100% 예방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보호관찰관을 대폭 증원해 일명 ‘조두순법’을 확대·강화, 출소한 아동성범죄자를 전담 보호관찰관이 1대1로 밀착해 지도 감독을 하는 등 재범을 방지하고 국민들의 불안도 해소하겠다는 것이 조 후보자의 입장이다.

조 후보자는 아울러 “야간시간 관리 강화, 고위험군 대상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집중관제, 음주로 인한 우발적 재범을 막기 위한 음주측정 전자장치 개발 등 선제적 대응으로 성범죄자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진주 방화·살인 사건 등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불시에 저질러지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 사건이 국민들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범죄를 반복하는 정신질환자를 국가가 적극 치료해 국민들이 불시에 범죄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정책도 내놨다.

조 후보자는 “고위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재판 중 피고인이나 치료명령 없이 수용된 수형자에 대해 치료명령을 청구하거나 치료받는 것을 조건으로 가석방하는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신질환 보호관찰 대상자의 정보를 지역 내 경찰 및 정신건강 복지센터와 공유해 보호관찰 종료 이후에도 지역사회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되도록 함으로써 정신질환자 관리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으로부터 집착과 폭력, 배우자의 폭력에 대한 걱정 없이 평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조 후보자는 ‘스토킹처벌법’ 제정으로 가해자 엄단 및 피해자 보호 의지를 나타냈다.

조 후보자는 “스토킹 행위를 범칙금 수준이 아닌 징역 또는 벌금으로 처벌하는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 ‘스토킹은 중한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을 확립하고 동영상 유포 등으로 인한 추가 피해 방지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제정법안에 따르면 스토킹 행위에 대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범죄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현장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등의 응급조치를 취하고 법원이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조 후보자의 생각이다.

‘가정폭력처벌법’ 등 개정으로 피해자와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고 현재는 성폭력·미성년자 유괴·살인·강도 사범에 한해 전자장치를 부착하고 있지만 가정폭력 범죄자에게도 전자감독을 부과할 수 있도록 ‘전자장치부착법’을 개정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조 후보자는 공개했다.

조 후보자는 “다중피해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자를 반드시 찾아내 처벌하고 사고의 원인까지 규명해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문적인 수사지원체계를 만들겠다”면서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폭력으로 행사하면 불가피하게 법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소개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50분께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해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1대1 전담보호관찰, 정신질환자 치료를 통한 범죄 예방 등 정책 비전을 발표했지만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며 계속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취재진이 가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입장을 표명 해달라고 요청하자 “그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지적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상세한 경위, 배경 등 실체적 진실은 국회 청문회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아버지가 운영한 사학재단인 ‘웅동학원’을 둘러싼 52억원 규모 채무 면탈 의혹에 대해서도 “상세한 내용은 국회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전날 출근길에도 “가족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국회 인사청문회를 내일이라도 열어주신다면 즉각 출석해 모두 하나하나 다 말씀드리겠다”고 답변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9일 여야 3당 간사회동을 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논의했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해 인사청문회가 언제 열릴지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와 여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이달 30일까지 청문회를 마치고 다음달 2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은 기간 내 부득이하게 청문회를 마치지 못하면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제출 시한을 10일까지 추가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9월 초 청문회가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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