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강덕수 회장 배임 혐의 부인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STX는 4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강덕수 STX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배임이 아니라 합리적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STX는 “STX중공업이 STX건설을 연대보증한 행위는 이사회 결의를 거친 적법한 의사결정 절차를 준수했으며 당시의 판단 근거로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STX중공업과 STX건설은 대형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등 협력 관계로 당시 STX건설은 양호한 재무 상태였다는 게 STX 측의 주장이다. STX는 “STX건설의 2012년 6월 말 기준 순자산은 650억원, 수주잔고 2조1000억원, 기업어음 등급 A3- 였으며, 채무를 충분히 변제할 능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연대보증 당시 STX건설에서 1425억원 규모의 변제 계획을 제시했고 연대보증 대가로 보증수수료 9억9000만원을 수취했다”며 “회사 측도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준수했다”고 밝혔다.

STX는 “경영진이 당시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했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까지 배임 혐의를 묻는다면 죄형법주의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게 되고,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되기 때문에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으로 인정될 경우 업무상 배임죄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강덕수 STX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2009년 말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와 관련한 노동자 임시숙소 건설 및 임대사업 사업 계획에 STX중공업이 대출보증을 서 550여억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시 책임자는 이찬우 전 STX중공업 대표이사였으나 강 회장이 실질적으로 의사결정에 관여해 손실을 입혔는지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STX건설은 이 공사의 시공사로 참여해 사업비 충당을 위해 군인공제회로부터 브리지론 1000억원을 차입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후 2010년 5월 재정압박으로 미군기지 이전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STX건설은 2012년 7월 브리지론 만기가 도래하자 대출금 일부인 300억원을 상환하고 STX중공업의 추가 연대를 제공해 만기를 연장했다.

STX중공업은 지난 7월 원금 150억원과 이자 36억원을 갚았지만 채권단이 앞으로 잔여금 550억원을 올해 말까지 군인공제회에 갚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