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넥스트플랜을 짜라>⑤주파수 확보 경쟁도 불붙었다

[창간기획 코리아 3.0 : 5부]
"통신이란 농사지을 땅, 주파수를 확보하라"
3개 통신사 2.1GHZ 주파수 확보 첨예한 대립
  • 등록 2011-03-30 오후 3:25:00

    수정 2011-05-19 오후 5:04:4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씨앗을 뿌릴 수 있는 토지를 확보하라"   이동통신 3사간 주파수 확보경쟁에 내걸린 캐치프레이즈다. 최근 2.1GHz 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통신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땅이 없어 농사를 못 짓겠다는 농부의 푸념이 연상된다. 많은 가입자를 수용하기 위한 주파수 확보 노력은 통신사들에게 중요한 일이다.

더구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상반기 중 경매를 통해 할당할 2.1GHz 대역의 20MHz 폭 주파수는 일종의 `옥토`에 해당된다. 2.1GHz는 전세계적으로 3G 서비스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주파수대역이라 로밍은 물론 단말기 공급도 원활하다.   때문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각사가 주장하는 주파수 할당 논리는 첨예하게 대립된다. 
▲ 통신3사 가입자 및 주파수 보유 현황


◇SK텔레콤 "먹여살릴 식구가 많아...토지 더 필요"

SK텔레콤(017670)은 전체 주파수 보유 규모가 이동통신 3사중 가장 크다. 하지만 SK텔레콤은 가입자당 주파수로 보면, 가장 적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 측은 원칙대로 경매에 따라 주파수 할당을 진행해야 하며, 1위 사업자라고 경매에서 배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파수는 당장 필요한 사업자에게 할당해야지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나눠주어선 안된다"며 "가입자 100만명당 주파수 보유량은 KT-LG유플러스-SK텔레콤 순"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가입자 100만명당 주파수 보유량(MHz)은 KT(4.96), LG유플러스(4.43), SK텔레콤(3.49) 순이다.   ◇KT "지배적사업자는 제외하라"

KT(030200)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 후 이미 3G 트래픽을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 3G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는 2.1GHz 대역을 꼭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KT 측은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은 경매에서 배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KT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번에 주파수를 가져가면 2.1GHz 대역에선 `SKT 8 : KT 4 : LG U+ 0`의 보유 비율이 되고, 통신사간 경쟁은 사실상 끝난다"면서 "전파법에 독과점 방지와 공정경쟁을 위해 특정사업자를 주파수 경매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파법상 `전파자원의 독과점 방지 및 적정 경쟁 촉진을 위해 총량 규제 등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는 것.   ◇ LG유플러스 "우리는 2.1GHz 땅이 없다, 경쟁하게 해달라"

유일하게 2.1GHz 대역을 갖고 있지 않은 LG유플러스(032640)는 이번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SK텔레콤과 KT가 현재 각각 이 대역의 60MHz, 40MHz를 가지고 있으니 반드시 손에 넣겠다는 자세다. 경매에는 SK텔레콤은 물론 KT도 참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의 경우 2.1GHz가 대안이며 선호의 문제지만, LG유플러스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서 "3사 경매에 들어가면 `돈 싸움`에서 유리한 사업자가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2.1GHz 대역이 없어 스마트폰 공급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어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열쇠 쥔 방통위, `솔로몬의 지혜` 발휘할까

방송통신위원회는 주파수 2.1GHz 대역에서 20MHz 폭에 대한 할당 방식과 시기를 조율중이다. 최근 2기 상임위원회가 꾸려진 만큼, 앞으로 이 문제 해결을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사업자간 입장이 워낙 다르고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보니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번 주파수를 몇개 사업자가 가져가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주파수는 10의 배수에 따라 쪼개지기 때문에 3개 사업자가 모두 가져갈 수는 없다. 방통위 관계자는 "20MHz를 한 회사가 다 가져갈 수도 있지만 미국 사례처럼 10MHz씩 두 사업자가 가져가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체들은 모두 20MHz를 모두 손에 넣겠다는 의지다.   특정 회사를 배제하고 경매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오는 마당이라 20MHz를 반으로 쪼갤지, 그대로 한 사업자에 줄 지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매 방식을 어떻게 할지도 골칫거리다.   최소 가격을 공개한 뒤, 그 금액 이상으로 한 번씩 숫자를 제출해 가장 높은 금액을 낸 사업자에게 할당하는 방식이 하나다. 또 하나의 방식은 최고가가 나올 때까지 계속 하는 `무제한 베팅`이다. 그래서 돈이 있는 사업자는 자율 경매를 주장하고, 상대적으로 돈을 덜 가진 사업자는 `가진 자`를 배제하자고 주장하는 양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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