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넘어 전장으로…LG이노텍, 脫애플 '탄력'

전장 특허 비중, 5년새 2배 '점프'…기술력 매진
수주 확보도 안정적…전장부품 사업 수익 궤도
포트폴리오 재편 가속화…"중장기적 체질 개선"
  • 등록 2024-08-30 오후 3:00:15

    수정 2024-08-30 오후 3:00:15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이노텍(011070)이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벗어나 전장 분야 보폭을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5년 전보다 전장 분야 특허 비중을 대폭 늘렸고 상반기 전장사업 수익성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애플 의존도가 높아 아이폰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이 갈리는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행보다.

LG이노텍 직원들이 미래차 목업(Mock-up)에 장착된 차량 조명 모듈 ‘넥슬라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전장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특허를 대거 출원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LG이노텍이 출원한 전장부품 관련 특허는 35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전체 특허 중 전장 분야 특허 비중은 40%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18년에는 20%대였는데 꾸준히 전장 특허를 내며 비중을 끌어올렸다.

LG이노텍은 또 전장 분야에서 표준특허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통신 컨트롤러(EVCC·Electric Vehicle Communication Controller)의 국제 표준특허 5건 등재에 성공했다. 국제 표준특허는 ISO(국제표준화기구),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 등 표준화기구에서 정한 표준 규격을 제품에 적용할 때 필수적으로 쓰이는 기술에 관한 특허다. 해당 분야의 기술 우위를 선점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인 셈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전장부품 사업부 신규 수주로 3조30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조2000억원우 물량을 새로 확보했다. 하반기 역시 상반기만큼의 수주 성과를 올린다면 올해 신규 수주 규모는 지난해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수주잔고는 지난해 10조7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2조5000억원으로 16.8% 증가했다.

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부 수주 현황. (사진=LG이노텍)
꾸준한 수주 확보와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전장부품 사업부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장부품 사업부의 매출은 9879억원, 영업이익은 36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117.2% 뛰었다.

그동안 LG이노텍은 애플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우려를 받았다. 아이폰 신제품 흥행 여부에 따라 LG이노텍의 실적이 널뛰는 경우가 잦았다. 여전히 회사 전체 매출 중 애플에서 나오는 금액이 상당하지만, 레이더·라이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전장부품 사업 육성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안정화 성과가 차차 나올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박희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집중된 매출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등으로 자동차 1대당 전장부품 및 카메라 탑재량 증가가 뚜렷한 만큼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부품 사업부는 안정적인 흑자 구간에 진입해 중장기적 체질 개선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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