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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5월 D램 시세의 벤치마크(기준 지표) 품목인 DDR4 8기가 비트 DDR4 제품은 개당 2.10달러 안팎에 거래됐다. 용량이 작은 4기가비트 제품은 1.62달러 안팎을 기록했다. 두 제품 모두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D램 가격은 지난 2021년 가을부터 작년 봄까지 하락 국면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PC와 스마트폰의 소비가 꺾여 D램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이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메모리 대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감산으로 공급을 줄였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봄부터 가을까지 바닥을 기었다.
D램 값이 5월 들어 급반등한 것은 차세대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덕분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칩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보다 데이터를 훨씬 빨리 처리할 수 있게 한 반도체로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데 필수적이다. 최근 AI 열풍에 힘입어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 등에서 수요가 빠르게 증가 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HBM은 AI 연산작업의 핵심인 GPU를 생산하는 미국 엔비디아가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한 전자 무역 회사는 닛케이에 “HBM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숫자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자제품 무역회사 관계자도 “HBM은 1개당 (스마트폰에 많이 쓰이는) LPDDR로 환산하면 3개 분량의 반도체 칩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D램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에 일반 D램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D램 대량 거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현물 가격은 여전히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25일 기준 DDR4 8기가비트 제품은 개당 1.63달러 내외로 거래되며 지난해 연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닛케이는 현물과 대량 거래 제품의 가격 괴리에 대해 “HBM을 제외하고는 물량 부족이 없어 현물 가격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