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없는 BOJ 회의에 ‘엔화 약세’…장중 환율, 1310원 부근까지 상승[외환분석]

BOJ ‘마이너스 금리’ 유지·YCC 정책 지속
BOJ 발표 이후 한때 1309원으로 튀어올라
미 연준 ‘금리인하 진화’에 달러화 강세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1500억원대 순매도
“내년 3~4월 긴축 전환 기대, 엔화 약세 제한적”
  • 등록 2023-12-19 오후 3:06:56

    수정 2023-12-19 오후 3:06:56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 때 1310원 부근까지 치솟았다. 일본은행(BOJ)이 이번 통화정책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키로 하면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자 원화도 동조를 보이며 환율을 밀어올렸다.

사진=AFP
BOJ ‘피벗’은 없었다

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 57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297.2원)보다 9.6원 오른 1306.8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5.3원 오른 1302.5원에 개장했다. 개장 후 1300원 안팎을 오가던 환율은 점차 상승 폭을 확대하더니 BOJ 발표 이후 장중 1309.0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환율은 몸집을 낮춰 1300원 중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일본은행(BOJ)이 18~19일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단기금리를 현행 연 -0.1%로 동결하고, 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 국채 금리 상한을 1%로 유지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도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결정했다.

이 소식에 엔화 가치는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이 빠르면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 방향 전환(피벗)을 시도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최근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대까지 상승했지만, 발표 이후 143엔대로 하락했다.

엔화 약세에 원화도 동조하며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BOJ가 당장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 정책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환율은 제한적인 상승에 그치고 있다. 내년 봄 기업들의 대규모 임금협상인 춘투(春鬪) 시즌이 지나고 임금 인상 기조가 확실해지면 방향 전환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정책 유지에 엔화와 원화가 동반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에선 BOJ가 내년 3~4월에는 마이너스 금리를 폐지할 거라고 보고 있어 여전히 기대감이 있기에 엔화가 심한 약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금리인하 신호도 나오고, 다른 나라들은 인하할 때 일본은 금리를 올리는 거기 때문에 내년엔 엔이 강세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는 경계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달러 강세는 유지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시 기준 102.53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500억원대를 팔고 있다.

내년 긴축 전환 기대감…엔화 ‘제한적 약세’

내년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줄어들면서 달러·엔 환율은 제한적인 약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문 연구원은 “미국은 다시 금리를 올리지 않고, 일본은 내년부터 금리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미-일 금리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달러·엔 환율도 145엔 정도까지 오르고 막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발표 이후 다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진다면 달러·엔 환율은 140엔대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면서 “올해 이벤트도 다 끝났고, 연말 랠리 효과로 인해 이번주와 다음주 환율은 1280원까지 하방이 더 열려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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