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10년여만에 최저치로 또 하락…유가 등 원자재 값 상승에 '악화일로'

한국은행, 12월 및 연간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발표
순상품교역조건지수 9개월째 악화, 10년 2개월만에 최저치
원자재, 중간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 지속 영향
  • 등록 2022-01-27 오후 12:00:00

    수정 2022-01-27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작년 12월 수입 금액지수와 물량지수 뿐만 아니라 수출금액지수와 물량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과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수입금액지수가 40% 가까이 올라 수출금액지수의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0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는 37.6% 오른 170.64로 나타나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이 직전달(42.8%)에 비해선 소폭 줄었으나, 지수 자체는 역대 최고치다. 2021년 연간 기준 수입금액지수는 전년 대비 32.0% 상승해 2010년(32.0%)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12월 수입금액지수는 국제유가 상승 여파에 광산품이 89.7% 오르고, 공산품도 25.8%, 농림수산품 34.3% 등 골고루 상승한 영향이다. 공산품 중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22.9%), 석탄및석유제품(152.5%) 등이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수입물량지수도 16개월째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수입물량지수는 같은 기간 전년 대비 5.9% 오른 135.76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관련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운송장비(-17.1%)가 감소하였으나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21.5%) 등 공산품(8.8%)과 광산품(7.6%) 등이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론 9.7% 올라 2010년 15.4%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수출금액지수와 물량지수도 각각 14개월, 3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수입에 비해선 그 수준이 크지 않았다. 12월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대비 22.0%, 수출물량지수는 4.8% 상승세를 보여 각각 146.64, 133.01을 기록했다. 12월 기준 모두 역대 최고치다. 연간 기준 수출금액지수와 물량지수는 전년 대비 26.5%, 8.1% 올라 2010년(31.4%), 2011년(13.9%)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중 반도체의 수출 금액과 물량은 12월 각각 35.8%, 16.1% 증가해 모두 20개월 연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수출금액지수와 물량지수 상승은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와 운송장비 등이 이끌었다. 먼저 수출금액지수는 농림수산품(-1.8%)이 감소하였으나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24.3%) 석탄및석유제품(79.9%) 등이 증가했다. 수출물량지수에서는 화학제품(-6.3%), 제1차금속제품(-7.5%) 등이 줄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6.7%), 운송장비(9.4%) 등이 증가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교역 조건은 더 나빠졌다.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2월 기준 10.4% 하락해 2011년 10월(-10.94%) 이후 10년 2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2월 6.1% 하락해 작년 9월(-6.75%) 이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1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가격(29.9%)이 수출가격(16.4%)보다 더 크게 오른 영향에 하락한 것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가 상승(4.8%)하였으나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하락(-10.4%)한 영향을 받았다. 다만, 연간으론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대비 2.8% 하락한 반면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대비 5.1% 상승을 기록했다.

최진만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순상품교역지수가 9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국제 유가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며 2020년의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까지 유가 수준을 보면 80달러를 넘어 오르는 추세고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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