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노동자가 올해 추석 차례상을 마련하려면 전통시장 가격 기준으로 37.30시간, 대형유통업체 가격 기준으로 54.64시간의 시급을 각각 전부 모아야 한다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관련자료를 분석해 12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최로 열린 ‘2016 aT 추석 전통차례상 차리기’ 행사에서 성균관대 유생들이 차례 시연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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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최저임금 노동자는 일주일치 법정 근로시간(주당 40시간) 급여를 모두 모아도 올해 대형유통업체에서 차례상을 마련할 수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16년 추석차례상 가격을 분석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와 올해 최저임금을 비교해 12일 이같이 밝혔다.
aT에 따르면 올해 28개 차례상 품목의 총 가격은 전통시장이 22만 4905원, 대형유통업체는 32만 9455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6030원(월급 126만 270원)으로 차례상을 차리려면 전통시장 가격 기준으로 37.30시간, 대형유통업체 가격 기준으로 54.64시간의 시급을 각각 모아야 한다.
즉 최저임금 노동자는 유통업체에서 차례상을 마련하려면 법정 근로시간 보다 14시간 이상을 더 일해야 한다. 전통시장에서 차례상을 마련하려 해도 1주일치 시급을 거의 고스란히 모아야 한다.
실제 사과 한 상자(5kg·16과)와 배 한 상자(7.5㎏·13과) 등의 가격은 4만 6000원으로 최저임금 노동자의 7.11 시간 시급이다. 하루치 일당에 맞먹는다.
경실련은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에는 반드시 생활 가능한 수준의 생계비를 고려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한 임금인상 요구가 아니라 최소한 생활을 가능하게 하자는 삶의 기본권의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될 때에는 생활 가능한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고 국회도 ‘최저임금법’ 개정 등으로 결정방식과 결정기준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자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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