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또 울린 세월호 3등 항해사의 `카톡` 내용은?

  • 등록 2014-07-16 오후 2:08:07

    수정 2014-07-16 오후 2:33:34

[이데일리 e뉴스 우원애 기자] 세월호 3등 항해사가 침몰 사고 직후 ‘책임을 이준석 선장에게 넘기고 자신은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선배에게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검찰은 광주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 재판에서 3등 항해사 박모(25ㆍ여)씨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증거로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는 박씨가 선배 2명과 주고 받은 내용이 담겨 있다.

박씨는 “(침몰사고 당시) 타를 얼마나 썼냐?”는 선배의 질문에 “5도 변침을 지시하지 않고, 그냥 각을 말해줬다”고 답했다. 이에 선배는 “그건 니가 실수한거야. 원래 그럼 안돼”라고 박씨의 잘못을 지적했다.

“민사소송에 대비해야 한다”는 선배의 조언에는 “무조건 책임 회피식으로, 이기적일 수 있지만 선장 책임으로 그런 식으로 말해도 되나요”라며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박씨는 또 “브리지에 선장이 있었냐?”란 질문에 “선장이 재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이준석 선장의 잘못을 꼬집었다.

이어 “선장님이 갑자기 말도 않고 방에 들어가셔서 기관장님이 ‘그 노인네 어디 갔어’라고 묻고는 방에 가보니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카톡이나 게임 아닐까 싶다”며 이 선장의 무책임한 근무태도를 지적했다.

실제 이 선장의 휴대폰에는 8개의 게임 애플리케이션이 깔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카톡 공개에 박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수사를 받고 나서 카톡을 주고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수사에서는 정직하게 답했고 책임도 인정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승객 20여 명의 카카오톡 내용을 토대로 세월호 선원들의 미흡했던 사고 대처 태도에 대해 지적하며 박씨의 미숙한 조타 지시가 세월호 침몰 원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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