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전망치를 내놓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85곳 중 147곳이 연초보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내려갔다. 그런데 이 중 유독 하향이 거센 곳은 전기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수출주’다.
코스피 대장주이자 IT업종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연초만 해도 올해 41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재 전망치는 29조7085억원으로 27.6%나 줄었다. 최근 일부 증권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5조원 대로 내린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이익 하향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2등주인 현대차(005380)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연초 9조2925억원에서 현재 8조959억원 규모로 12.9% 감소했다.
조선업은 더 심각하다. 연초부터 올해 7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 전망됐던 현대미포조선(010620)의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30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2분기 어닝쇼크를 낸 현대중공업(009540)도 올해 1조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17~18일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상에 대해 갑론을박 중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시장의 경계 심리는 고조됐다. 이에 따라 미국 달러는 강세를 보이며 엔저 현상과 맞물려 국내 수출주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지정학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분리 독립을 원하는 주민들이 과반수를 넘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분리될 경우, 영국의 잠재 성장률 저하와 북해 유전에 대한 영향력 상실은 물론 북아일랜드와 웨일즈도 잇따라 분리 채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럽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 조선업으로서는 악재인 셈이다. 게다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승인하며 글로벌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수출주의 약세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의 경기가 정상화되고 있는 만큼, 조정 이후 수출주의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싸다는 이유만으로 수출주를 사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주는 주도주가 쉬는 동안 대안 역할만 할 것”이라며 수출주를 이벤트로 활용하는 전략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4 출시와 아시안게임을 앞둔 만큼 광고나 미디어, 인터넷 업종에 주목하거나 삼성SDS와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상장 시 부각될 수 있는 지배구조 이슈, 연말을 앞둔 수출주 중 고배당주에 대한 자금 유입 등 단기 이벤트를 노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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