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예방한 日대사 “일본, 가해자 맞아”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가 29일 “1998년 김대중과 오부치 총리의 공동선언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과거 일본이 대한민국을 식민지 지배한 가해자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김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벳쇼 대사를 만나 “아베 내각의 출범 후 총리, 내각을 비롯해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이 한국인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며 “한일관계에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오늘날 우리 국민이 일본에 대해 분노와 실망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 사이에 발표된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상기하며 “그 정신이 살아있다면 더 이상 이런 일은 계속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벳쇼 대사는 “현재 한일 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운을 띄운 후 “대표께서 말씀하셨듯 역사에 관한 인식이 지금 한일관계의 어려운 장벽이 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은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의 공동선언은 일본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정신을 재인식하면서 그것보다 좋은 관계 맺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1995년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을 사과한 무라야마 총리 담화의 정신 역시 유효하다면서 “아베 총리 역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공식으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후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 대해 일본 대사가 확인하고 공감한다고 한 것은 어떤 망언으로도 반성과 사죄를 해야 하는 일본의 가해자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제 2항은 “오부치 총리는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대하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하였다”고 명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