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칼협'·'꼬이직'에 우는 MZ공무원…"저임금 때문에 다 떠난다"

2030 청년 공무원 100인 기자회견
9급 공무원 초임 222만원…"찌그러진 철밥통"
"고용주 尹, 청년 공무원 이탈 해결하라"
  • 등록 2024-08-06 오후 3:24:02

    수정 2024-08-06 오후 5:01:11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공무원을 속칭 ‘철밥통’이라고 하는데 밥통에 밥은 없고, 밥통이 찌그러져서 밥도 못 담아요.”

청년 공무원 100명이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생활 물가가 지속해 오르고 있지만 공무원의 낮은 임금 인상률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2030청년위원회는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맞은편에서 ‘청년 공무원 100인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 철밥통 망치 부수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청년위원회 조합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2024 청년 공무원 100인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은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은 너무 초라하다. 그것마저 매년 삭감 수준”이라며 “국가와 국민의 봉사자라는 허울을 내세워 정당한 대우 없이 쥐어짜는 지금의 공직사회는 정상이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열정페이’, ‘공노비’, ‘월급통장’, ‘감정 쓰레기통’, ‘연금박살’ 등 자조 섞인 문구도 내세웠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생존임금 보장 △점심 한 끼 마음껏 사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정액급식비 인상 △기형적인 시간 외 근무수당 정상화 및 각종 수당 인상 등을 요구했다.

김영운 전공노 2030청년위원장은 “공무원 사회에서 능력 있고 열정 있는 사람들은 다 나가버리고, 절반 이상이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심각한 현실”이라며 “자긍심, 사명감, 행정서비스의 수준 모두 정당한 보상, 임금 인상이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120만 공무원의 고용주인 윤석열 대통령은 청년 공무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시고, 청년 공무원 다 떠나기 전에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라”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유해길 거제시지부장은 “몇 년 전부터 공무원 임금이 낮다고 하면 ‘누칼협’(누가 칼들고 협박했냐), ‘꼬이직’(꼬우면 이직하라) 같은 비아냥을 많이 듣는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를 향해서는 인사혁신처 산하 공무원보수위원회가 결정한 내년도 공무원 봉급 인상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공무원보수위는 △5급 이상 2.5%, 6급 이하 3.3% 차등인상 △정액급식비 1만원 인상 △6급 이하 직급보조비 2만 5000원 인상안을 결정한 바 있다.

공무원 노조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은 매달 본봉 187만 7000원, 직급 보조비 17만 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원을 더해 세전 222만 2000원을 받는다.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이보다 더 줄어든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9860원) 기준 월급 206만 740원보다 16만 1260원 많은 수준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청년위원회 조합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2024 청년 공무원 100인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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