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18일 전북 부안군의 고사포 해변 갯바위에서 고립된 4명을 구조한 부안해양경찰서 변산파출소 소속 강철승 경장(30)은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전했다. 바닷물은 차오르는데 고립된 사람들은 넋 놓고 기다릴 뿐이었다. 밀물의 최대 시속이 15㎞에 달한다는 점에서 강 경장의 마음은 급해졌다.
강 경장은 30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구조 활동 당시 모든 악조건이 겹쳤다고 회상했다. ‘관내에 고립된 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려고 보니 직장 상사와 두 명뿐이었다. 넓은 고사포 해변에서 구조자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강 경장은 “저는 긴급구조 훈련을 받은 터라 구조활동을, 상사는 경찰서와의 교신을 담당했다”면서 “정확한 위치를 알기 어려워 해안가까지 뛰어가 이곳저곳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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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경장은 양쪽 발가락에 열상을 입고 1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바위에 붙은 조개 등에 두 발이 찢기는 줄도 몰랐다. 아픈 기억일 법도 했지만 해양경찰로서 자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소감을 담담하게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 경장은 같은 해 4월 고사포 해변에서 수중레저 활동을 하던 사람 한 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이 당시에도 해변 약 350m를 전력질주 한 뒤 400m를 헤엄쳐 구조했다. 지난해 5월에는 고사포 해변 절벽에서 추락한 50대 남성의 위치를 재빨리 파악해 119구조대에 알리기도 했다.
해경 236기 공채로 입직해 6년 차에 접어든 그는 사비로 수영을 배우는 등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수영은 해양경찰에게 무기와 다름없는데, 수영을 처음 접한 시기가 남들보다 늦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광주로 가서 사비로 1대 1 수영 교습을 받았던 것. 그는 마지막으로 지난해 경감으로 퇴직한 아버지같은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돈이나 물질적인 것이 제 가치관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경찰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아버지처럼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