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1900억 사채 만기연장..한숨 돌렸지만 갈길 멀어(상보)

71-2회차 사채권자 집회서 원안 가결
동맹가입·채무조정 순항..용선료 협상 진행중
  • 등록 2016-06-17 오후 3:46:17

    수정 2016-06-17 오후 3:47:54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건물.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한진해운이 지난 4월말 자율협약 신청 이후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사채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당장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앞으로 더 많은 채무조정이 남아있고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진해운(117930)은 17일 오후 3시 여의도 본사 23층 대강당에서 제71-2회 무보증사채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1900억원 규모 채무에 대한 만기연장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는 상환일 변경에 대한 의안이 상정됐고 상법이 정한 요건인 출석 사채권자 의결권 3분의 2 이상 찬성과 미상환 잔액의 3분의 1 이상 찬성 요건을 충족해 최종 통과됐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진해운으로써는 당초 오는 27일 예정된 만기일에는 상환이 불가능했다. 이날 사채권자들은 별다른 질문 없이 만기를 3개월 뒤인 9월27일로 미루는 데 동의했다.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은 사채권자들에게 사과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앞서 지난 2일 사전설명회를 열고 향후 채무 조정 계획을 설명한 바 있다. 회사는 50% 이상의 출자전환을 제시한 현대상선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채권단의 실사 이후 출자전환 방침이 결정되면 구체적인 채무 조정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사채권자들에게 약속했다.

한진해운은 지난달에는 358억원 규모, 이번에는 1900억원 어치 사채의 만기를 9월로 늦추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채가 만기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4000억원, 내년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용선료 협상의 경우 지난달 영국계 로펌 ‘프레시필즈(Fresh Fields)’를 협상대리인으로 맞아 협상단을 꾸렸다. 한진해운은 약 1개월만에 용선료 조정 필요성을 설명하는 1차 협상을 22개 모든 해외 선주들과 완료하고 후속 논의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현재 총 1000억원 수준의 용선료를 연체한 상황에서 해외 선주들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최대 선주인 캐나다 컨테이너선사 시스팬(Seaspan)은 최근 영국 해운산업 전문지 로이즈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많이 인내해왔고 한진해운을 지원하고 싶지만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선다면 선박을 거둬들이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경고했다. 용선료를 인하할 바에는 빌려줬던 선박을 모두 회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인하가 아닌 조정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가능성을 열어둔 정도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제3 해운동맹 ‘디(THE) 얼라이언스’ 결성을 발표하면서 채권단의 자율협약 전제조건 3가지 가운데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만 달성한 상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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