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경제가 만든 발렌타인 비애…日남성 "초콜릿 받기 싫어"

"화이트데이 때 사탕 주기 귀찮아서"
日 싱글남녀 2013년 사상 최대 기록
  • 등록 2015-02-13 오후 3:09:25

    수정 2015-02-13 오후 4:27:00

<자료: CNBC>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던 일본 경제가 연인간 로맨틱한 이벤트였던 발렌타인 데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3일 CNBC에 따르면 일본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 여성의 24.2%는 발렌타인 데이 때 자기 자신을 위해 초콜릿을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까지만 해도 이 비율은 9.8%에 불과했으나 급증한 것이다.

1958년 도쿄의 한 초콜릿 업체가 마케팅 전략으로 ‘발렌타인 데이’를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여성들은 이날 초콜릿을 남성에게 주는 전통을 이어왔다.

그러나 경제가 나빠지고 직업을 구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내는 데다 직업의 안정성마저 흔들리자 싱글 남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많아졌다. 2013년 정부 조사 결과 50세까지 결혼하지 않은 일본 여성은 전체의 10.6%, 남성은 20.1%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러한 전통마저도 점차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라쿠텐의 유키 우치야마 대변인은 “일하는 여성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들은 싱글이고 가처분소득이 크다”고 밝혔다. 여성들은 발렌타인 데이에 그들 자신에게 평균 1684엔(1만5500원)을 쓰는 반면, 남성들은 1382~1543엔(1만2700~1만4200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들이 발렌타인 데이에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지 않더라도 남성들 역시 별로 아쉬울 것이 없다. 남성들의 4분의 1이상은 여성에게 초콜릿을 받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남성의 43.7%는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받게 되면 그 다음 달인 화이트 데이 때 여성에서 받은 만큼 사탕 등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이것이 귀찮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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