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웃돈 2배 현대건설..대우건설과 닮은 꼴

기업가치 시총기준 대우건설보다 2배
현대그룹 차입금 상환 7.5년 걸려
  • 등록 2010-11-17 오후 4:28:00

    수정 2010-11-17 오후 4:28:00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17일 15시 5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 지불. 현대건설 인수에 있어 7부 능선을 넘은 현대그룹에 쏟아지는 평가다. 4년전인 2006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에도 똑같은 논란이 불거졌었다. 당시 대우건설과 현재의 현대건설은 모두 시공능력 업계 1위의 건설사로 피인수된 그룹의 신용도보다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연 현대그룹이 선뜻 쏟아낸 5조5000억원, 프리미엄 94%의 가치가 있을까. `승자의 저주` 대표격이 돼버린 대우건설의 재무현황과 비교해보면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 현대-대우 닮은 꼴..EBITDA 비슷하나 NCF 4배

17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의 2009년 EBITDA(영업익보다 광범위한 수익)는 4857억원으로 2005년말 대우건설의 EBITDA(4676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은 9조2785억원으로 현대건설이 당시 대우건설(5조756억원)을 앞서고 있다.

운전자본은 양사가 1조원 수준으로 비슷하지만 총영업활동현금흐름(CF)은 현대건설(3637억원)이 대우건설(5992억원)의 61%에 그친다. 하지만 운전자본투자가 5000억원 가량 마이너스를 기록한 덕에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현대건설이 8559억원으로 대우건설(2339억원)의 3.7배나 된다.
▲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주요 재무지표 현황 자료:한국기업평가 (단위:억원)


현재 신용평가사들은 현대건설에 대해 AA-(안정적) 등급을, 대우건설은 A-(긍정적 검토) 등급을 매기고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지분 34.9% 인수를 위해 제시한 5조5000억원(주당 14만1465원)을 기준으로 할 때, 현대건설의 기업가치(시가총액)는 15조7600억원 수준이다. 15일 종가(7만3100원)에 비해 2배 가까이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소식이 전해지며 이틀 연속 급락한 17일 종가(5만9200원)기준 시총(6조5900억원)보다는 2.4배나 많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지분 72.1%를 인수하는데 들인 6조4255억원(주당 2만6262원)은 당시 대우건설 주가의 2배를 웃돌았다. 인수가 기준 대우건설의 시가총액은 8조9100억원 수준으로, 인수가 기준 현대건설의 기업가치(15조7600억원)의 절반에 그쳐 현대건설의 과도한 프리미엄 논란은 더욱 커졌다.

◇ "현대그룹, 차입금 상환에 7.5년 걸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의 2011~2013년 연평균 EBITDA는 1조1000억원, 현금흐름(CF)은 46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즉, 인수대금 5조5000억원은 그룹이 5년동안 영업활동 등 광범위한 수익 전부를 넣어야 채워진다는 의미다. 이마저도 그룹 EBITDA의 92%를 차지하는 현대상선(011200)이 연평균 8.2%씩 성장한다는 가정하에서다.

윤진일 IBK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체 조달 자금을 제외하고,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3조4000억원을 모두 상환하기 위해서는 7.5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2011년 1분기로 예정된 매매대금 현금지급과 8조1000억원으로 늘어난 차입금을 고려하면 재무적 부담이 현대건설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017800)터는 지금도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을 이자를 메우는데 쓰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현대상선의 누적 영업이익은 4658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상선이 낸 이자비용은 2036억원으로 영업이익의 절반에 달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올들어 9월까지 3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 가운데 절반인 173억원을 이자 갚는데 썼다.

◇ 대우건설도 뚝↓..현대그룹-건설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크레딧 업계에서는 신용등급의 동반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 2001년 10월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현대건설은 2002년 BBB-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등급이 상향됐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2006년엔 A-로 올라섰고, 지난해 9월에는 AA-로 상향 조정되며, 불과 8년새 6단계나 등급이 올랐다.

대우건설(047040)은 금호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2008년 1월 A(점진적 관찰)에서 같은 해 3월 `A 안정적` 등급을 받았지만 12월엔 수시평가를 통해 `A- 안정적`으로 등급이 한 단계 떨어졌다. 한기평은 당시 "그룹의 재무리스크 해소를 위한 자금 부담과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운전자금 및 PF 우발채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등급하향 이유를 밝혔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지금도 차입금 부담이 적지않은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건설을 인수할 것으로 보여 동반 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현대건설 인수가 확정될 경우 신평사들은 즉시 등급 하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신용평가사 현대상선 담당 연구원은 "현대그룹의 건설 인수는 예상치 못한 일로 등급 변동 가능성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무리한 인수가격으로 인한 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 그룹과 비교하는 것은 본질과 다를 수 있다"며 "금호그룹의 유동성 위기의 본질은 건설시장(특히 주택시장) 악화와 대한통운의 추가 인수로 인한 개별적 이유가 겹친 복합적 문제로 과도한 인수가격 자체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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