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강 행장이 기자들에게 한 말은 "맡은 바 소임을 끝까지 다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단 두 문장이었다.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는 발언은 지난해말 회장 내정자직에서 사퇴했을 때도 한 말이다. `행장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미`냐고 재차 물어도 강 행장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행사 말미 그는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을 찾아가 인사를 나눴다. 기자들이 지켜보는 어색한 상황에서 두 사람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의례적인 인사만 나눴다. 금감원은 오는 14일부터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해 종합검사를 실시한다. KB금융측은 사전검사와 마찬가지로 종합검사의 조사강도도 다른 은행들에 비해 셀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강 행장은 이날 신년 인사회가 끝나기가 무섭게 행사장을 황급히 빠져나가야 했다.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강정원 행장이 오늘 주인공이긴 한데 앞으로 공인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수 있을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재 시점에서는 회장직을 내놓는 것만으로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은행장직 마저 내놓을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강 행장에 대해 "직위에 연연할 사람은 아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BH(청와대)에서 보낸 신호를 잘못 해석한 결과"라는 말도 나온다.
강 행장은 이미 한차례 연임을 통해 국내 최대은행의 행장직을 5년2개월간 수행했다. 남은 행장 임기는 열달 남짓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강 행장이 KB금융 고객들과 금융권 인사들에게 보다 당당한 모습으로 나서는 게 KB금융조직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권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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