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퇴임 임원부터 대학생까지”..IoT해커톤 심사장 가보니

  • 등록 2015-05-04 오후 4:56:42

    수정 2015-05-04 오후 5:28:3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기업들이 사물까지 통신망으로 연결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지만 사업모델을 만들고 구현하는 게 쉽지는 않다.

지난달 30일 구로구 서울시창업지원센터에서 열린 ‘똑똑한 서울을 만드는 IoT해커톤’의 멘토링 대상 기업 선정을 위한 대면평가 심사장. 이 행사는 이데일리와 서울산업진흥원이 6월 5일과 6일 이틀동안 진행하는 IoT 해커톤 본대회 전에 한 달간 멘토링을 받는 15개 팀을 뽑는 행사였다.

G밸리(구로디지털밸리)입주 중소기업, 스마트업, 개인 재능기부팀, 삼성에서 퇴사한 임원 등이 기술(IoT)로 지역난방비 절감, 태양광 패널을 이용한 차양막, 개인별 자동 운동검사 앱 같은 공공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4월 30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에 있는 서울시창업지원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똑똑한 서울을 만드는 공공IoT 해커톤’ 멘토링 기업 15개를 뽑기 위한 대면심사장에서 한 참여팀이 서비스 기획과 기술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유성 기자
최고령 도전은 밸류의 신(Valve God)

20개 참여팀 중 다섯 번째로 발표한 ‘밸류의 신’은 삼성전자(005930)에서 퇴사한 김규호(앱센터 전문위원)씨가 아이디어를 냈다. 겨울이면 추운방이 생기고, 난방비 폭탄이 염려되며, 난방이 제대로 되는지 궁금해 하는 지역난방 아파트 거주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IoT시스템이 주제다.

저렴한 가격(3만5천원)의 오픈소스 하드웨어(라즈베리파이)와 센서를 이용해 전송 구동밸브(난방수의 동작을 100% 통제하는 시스템)를 조립한 뒤 장치를 설치하는 컨셉이다. 물의 온도가 26℃ 이상 되면 밸브를 닫고,26℃ 이하가 되면 다시 난방이 시작되도록 하는 구조다.

김 씨는 “페이스북에 지난 1월 관련 그룹을 만들었더니 350명 정도가 관심을 보였다”면서 “물난방은 우리나라 고유의 문제여서 작은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스타트업 전문미디어 플래텀
해커톤 심사위원인 이승윤 ETRI 표준화연구소 실장(ICT DIY 포럼)이 “일부 언론에도 소개되는 등 해커톤 행사보다는 큰 아이템”이라며 참여 동기를 묻자 김 씨는 “서울시 범주에서 (대중화되도록) 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개인 재능기부팀, 대학생팀도 도전

‘트암’팀은 각기 다른 직장인들이 모여 재능기부를 추진하는 비영리 모임이다. 최근 생협에서 주최하는 소셜 디자인 워크숍에 참여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를 선보여 마에스트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팀은 햇빛을 차단하는 목적인 가정용 실내 블라인드(차양막)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해 에너지를 만드는 게 컨셉이다. 블라인드에 조도 센서를 부탁해 태양이 비추면 자동으로 블라인드가 닫히고 태양광 발전을 시작하는 컨셉이다. 수동으로 블라인드의 개폐를 조절할 수 있게 하며, 조도센서 및 스마트폰과의 통신 등은 아두이노 플랫폼에서 구현된다. 충전효율은 14% 정도이고, 최근 추세는 22%까지 가능하다.

해커톤 심사위원장인 최영훈 서울시 정보화기획관은 “서울시가 지원하는 태양광 사업을 알고 있는가. 생산단가를 맞출 수 있는가?”고 묻자 트암 팀은 “단가는 고민 안했고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다. 패널 자체를 만들지 않으니 (상용화 시 제휴사의) 사업적 역량이 더 중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해커톤의 우수 아이디어는 서울시가 진행 중인 북촌 IoT 사업에 적용될 수 있는 만큼 해커톤 참가 팀 대부분은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아이온(I-ON)’ 등 대학생 팀도 있었다. 아이온은 무선센서네트워크(WSN) 기반의 지능형 IoT 주차관리시스템을 선보였는데, 주차 블록에 장착된 센서와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이용해 주차 가능여부를 알려준다. 김다슬 씨는“센서와 마이크로 컨트롤러에서 정보를 전송시킨 다음 라즈베이파이에서 서버로 업로드하고 이를 이용자가 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인 최철원 SK C&C(034730) 융합기술개발팀 부장은 “배터리나 비올 때 파손우려 등 내구성은 어떤가?”라고 질문했고, 김다슬 씨는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과 디자인 등에 대해 멘토링 과정에서 조언을 받고 싶다”고 답했다.

기성 업체들의 도전…스타 IoT 스타트업도 참여

이번 해커톤은 단순한 아이디어 경쟁대회가 아니라 실제 공공 프로젝트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 때문인지 참여 기업들 중에는 플랫폼을 일부 개발했거나 사업화를 추진 중인 곳도 눈에 띄었다.

여러 해커톤 대회에서 1등을 수상한 바 있는 ‘플릿(FLIT)’은 기존의 디지털화된 스마트 정류장에 센서와 액츄에이터를 삽입해 편익을 높이는 스마트 버스정류장을 선보였다. 지하철의 경우 자동 온도 조절이나 불법 흡연자 경고 기능 등이 가능한데, 버스는 그렇지 않아 이를 아이비콘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심사위원인 김정권 숭실대 창업교육센터 교수는 “아이디어는 멋진데 버스 이용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조사하고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을 넣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피트(FITT)’팀은 병원에서만 진행할 수 있었던 운동검사를 간단한 알고리즘을 통해 쉽게 평가받고 나만의 최적화된 운동 프로그램을 받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알고리즘은 ACSM이라는 협회에서 개발해 병원에서 활용 중인 것을 이용했고, 앱으로 구현한 게 특징이다. 이미 개발돼 테스트를 소규모로 하고 있다.

이밖에도 EBS와 함께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구상 중인 ‘드림펜타곤’팀이나, KT(030200)와 함께 도시통합형 스마트 수거시스템 구축을 위한 폐기물 적재량 감지 IoT 단말 및 솔루션을 준비 중인 ‘이큐브랩’ 등도 주목받았다. 이큐브랩은 2011년 창업한 대학생 벤처다.

▲IoT해커톤 심사위원 명단 박은우 심사역 출장으로 이날 멘토링 대상 기업 심사에는 조융재 심사역이 참가했다.
▶ 관련기사 ◀
☞ [사고]똑똑한 서울을 만드는 '공공 IoT 해커톤' 개최
☞ 서울시 난제 해결을 위한 공공 IoT 해커톤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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