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4월 29일 15시 3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김유정 기자] 외환은행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086790) 소속 하나은행이 달러 공모채권 시장에서 합병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지불한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004940)과 합병이라는 대형 이슈로 인해 해외 투자자들이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나은행은 예상보다 저조한 투자자 모집 속에 달러채를 발행했다.
29일 업계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달러채 발행 결과에 대해 "외환은행과 합병 이슈로 인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지불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니셜(initial) 가이던스 대비 발행금리를 거의 축소하지 못했고, 해외 투자자들 모집도 평소대비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7일(한국시간) 아시아 시장에서 이니셜 가이던스를 `T+210bp 수준(area)`으로 제시한 후 최종적으로 `T+205bp`에서 발행금리를 결정했다. 특히 5억달러 모집에 14억달러의 투자자가 모여 3배 수준에 그쳤고, 투자기관(accounts) 수도 116개에 그쳤다.
이보다 한 달 앞서 달러 공모채를 발행한 신한은행의 경우 5억달러 모집에 투자자 모집이 6배인 30억달러가 모인 바 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신용등급은 S&P 기준 A-, 무디스 A1으로 동일하다.
하나은행은 당초 `T+195bp` 수준을 타깃으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를 달성하진 못했다. 하나은행의 채권 발행 당시 세컨더리마켓(유통시장)에서 신한은행의 5년6개월 만기 달러채의 유통금리는 T+199bp 수준에 거래됐다.
하나은행은 당초 지난 18일 달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 강등 등 시장 분위기 악화로 인해 발행 일정을 한 차례 미뤘다. 다행히 이후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이른바 공포지수라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4월20일 15.07에서 21일 14.09로 내려서며 이후 개선 추이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후 한국계 은행물 유통금리도 좋아졌다. 산업은행 5년6개월 만기 달러채의 유통금리는 T+195bp에 발행된 이후 28일 현재 178bp까지 떨어졌고, 신한은행은 205bp에 발행된 달러채권이 199bp에 거래됐다.
그럼에도 하나은행의 채권에 예상보다 적은 투자자가 모이고 타깃 금리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외환은행과 합병 이슈에 따른 프리미엄을 지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채권 발행에 앞서 이달 초 가진 해외 논-딜 로드쇼(NDR)에서도 투자자들이 외환은행과 합병 문제, 이후 조직 안정화(settlement)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의 민영화나 합병 등 대형 이슈들에게 대해 해외 투자자들이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은행의 수익성 저하 가능성 등과 연결지어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은행의 발행 시점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 부활절 연휴로 주요 해외 금융시장이 휴장했던 직후인데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날이라 해외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었던 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엔 불리했던 일정이라는 얘기다.
하나은행은 또 작년말 재무재표를 기반으로 발행하는 한국계 은행물 중 가장 마지막 발행이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부활절 휴일과 FOMC라는 주요 이벤트 등과 맞물린 발행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장 적정 수준의 금리에 발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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