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올림과 백혈병 교섭 재개…노조문제 쟁점 부상(상보)

황상기 "교섭 결과 삼성 진정성에 달려"
"삼성 노조탄압은 산재 피해와 같은 고통"
  • 등록 2014-05-28 오후 3:39:59

    수정 2014-05-28 오후 3:50:00

[이데일리 박철근 이재호 기자] 7년 간 지속됐던 백혈병 문제에 대한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간의 대화가 28일 재개됐다. 하지만 반올림 측이 백혈병 등 산업재해 의심자 피해에 대한 보상뿐만 아니라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쟁점으로 제기하면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005930)와 반올림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 3층 회의실에서 반도체 사업장에서 직업병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교섭을 진행했다.

건설회관에 먼저 도착한 반올림 측의 황상기 씨는 “삼성과의 교섭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삼성이 얼마나 진정성을 보이는 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황상기씨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지난 2007년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부친이다. 이후 황상기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 신청을 하면서 삼성전자와의 백혈병 논란이 시작됐다.

황씨는 “오는 6월 1일이 유미가 죽은 뒤 산재 신청을 한 지 7년째 되는 날”이라며 “처음에는 산재 신청도 안 받아주고 모른 척 하다가 7년을 싸웠더니 이제 관심이 높아지고 삼성과 정부도 바뀌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황씨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삼성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탄압에 대해서도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노조를 탄압하는 것은 산재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가 있었다면 유미가 죽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교섭을 시작으로 삼성의 노조 문제도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올림측이 도착한 뒤인 오후 2시 45분께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협상단도 건설회관에 모습을 보였다. 이 팀장은 교섭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답한 뒤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 간의 교섭은 지난해 12월 1차 본협상이 중단된 지 5개월 여동안 답보를 거듭하다가 지난 14일 권오현 부회장이 반올림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다시 대화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권 부회장은 당시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려 일부는 세상을 떠났는데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보조참가 형식으로 관여해 왔는데 이를 철회하겠다”고 약속하고 이튿날인 15일 삼성전자는 법원에 보조참가 신청 취하서를 제출했다.

이에 반올림 측이 빠른 시일 내에 대화를 하자는 제안을 담은 이메일을 삼성전자에 전달했으며, 양측은 28일 대화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28일 삼성전자와 반올림 간의 교섭이 진행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고 황유미씨의 부친인 황상기씨(왼쪽 첫째)가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