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를 통해 진상규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조차 성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국회중심으로 전략을 선회하기에는 실리는 물론 명분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정치 명운을 걸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김한길 대표와 이른바 ‘중국말광’(주중 국회·주말 광장)의 원내중심 전략에 중점을 둔 전병헌 원내대표 간 시각차도 부각되는 양상이다.
김 대표는 “단기간 승부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호시우행(호랑이 눈으로 보고 소처럼 간다는 뜻)을 말했던 것”이라며 “어느 때보다 우리 당 의원들의 단결, 끈기와 결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향후 노선을 놓고 강경·온건파간 극단적 대립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며 단합된 모습으로 강력한 원내·외 병행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야 하며, 특검을 요구하고 관철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진성준 의원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민주주의 근간이 걸려 있다는 확고한 문제의식이 있다”며 “장외투쟁의 강도를 높여가야 하지만 그렇다고 원내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이 국회일정을 병행한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장외투쟁 강화 방침을 정하면서 당장 9월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상부터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또 회기가 시작되더라도 국정원 국조 후속조치로 특검 도입 등을 둘러싸고 여야 대치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의사일정은 여야 간 합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적절한 방식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