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이 지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그룹 계열사 경영진 1800명을 모아놓고 주도한 ‘프랑크푸르트 선언’이후 20년만의 성과다. 그는 당시 그룹 임원진들에게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질타하며 그룹의 기업문화를 양적 성장위주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뀌게 하는 물꼬를 텄다. 그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28조원, 영업이익 1.3조원, 순이익은 0.1조원이었다. 만약 올해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45조원, 순이익 40조원을 달성하게되면 매출은 당시보다 9배, 영업이익은 34배, 순이익은 307배 늘어나게 된다.
삼성전자가 세계1위 이익창출 기업에 오르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삼성전자(005930)를 명실상부한 세계최고 기업으로 인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로서 혁신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대내외적 논란을 상당 부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순이익 40조원을 돌파하며 세계최고의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삼박자’가 모두 제대로 들어맞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의 선전, 경쟁사들의 고전, 환율 하락이 그것이다.
세계최고의 이익을 내는 업체로 부상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가장 힘든 상대는 엑슨 모빌이다. 세계경기 불황으로 원유, 천연가스 등의 수요가 정체를 보이고 있어 엑슨 모빌의 올해 실적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게 월가의 중론이다. 하지만 그 폭이 문제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올해 이 회사의 매출이 10% 안팎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 경우 엑슨 모빌의 이익 규모는 삼성전자와 별반 차이가 없을 수도 있어 올 연말까지 두 업체는 세계1위 이익 창출업체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환율도 삼성전자의 순이익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중 하나다. 올들어 지금까지는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흐름은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매출에서 수출비중이 90%를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순이익 40조원 기준으로 원화가 달러 대비 10% 평가절하되면 장부상 4조원 가까운 순이익이 삼성전자에 추가되는 상황이다.
이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 삼성전자가 이익규모 세계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경우 국내 기업들을 바라보는 해외의 시각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시달려온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대표기업들의 주가도 재조명받을 공산이 크다. 최도연 LIG 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세계최고의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가 등극하는 것은 값으로 따질수 없는 상징성이 있다”며 “이 경우 삼성전자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상당한 프리미엄 대우를 시장에서 받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올들어 종합주가지수가 1900선에서 횡보세를 유지하는 상황과 맞물려 150만원대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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