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두 영풍 사장 “가문 진흙탕 싸움 피하려고 MBK 손잡아”

27일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서 기자간담회
강성두 "영풍이 직접 공개매수 할 수도 있었어"
고려아연 CP 대여 "배임 해당할 수도"
  • 등록 2024-09-27 오후 1:08:03

    수정 2024-09-27 오후 1:08:03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고려아연 지분 25.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 영풍의 강성두 사장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이유에 대해 “진흙탕 싸움을 피하기 위해서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영풍은 2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강 사장과 이성훈 베이커맥켄지 앤 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가 참석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영풍.)
강 사장은 왜 하필 MBK와 손잡은 것이냐는 질문에 “영풍이 보유한 자산이 있으니 대규모 차입을 해서 직접 공개매수를 할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영풍은 그룹 지주회사격 회사라 그룹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더 안좋게 본 것은 장씨와 최씨 가문 간 경영권 쟁탈전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진흙탕 싸움처럼 인식되는 건 원치 않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이어 “고려아연은 집안 몇몇이 경영을 나누어서 할 만큼의 회사 규모를 넘어섰다”며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솔직히 영풍의 현재 경영진이 고려아연을 앞으로 더 키워나갈 만한 역량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MBK와 손잡은 것이 주주로서 고려아연이라는 회사가 더 성장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얘기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고려아연이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조달해 우군에게 빌려주는 것이 적법한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회사는 회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하며 이는 자금 대여도 마찬가지”라며 “현재 고려아연 주주들이 지분 취득을 위해 경쟁하는 상황이고 이는 고려아연 자체에 대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어 “또 담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여하는 건 위법이라는 판례가 있다”고도 말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현재 한화그룹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공개 대항매수에 힘을 싣기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짜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한화그룹은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경영진의 배임 이슈에서 최대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으로 공개매수를 추가 인상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강 사장은 “현재로서는 추가인상 계획이 없다”며 “마음에 있더라도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보수적은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이어 “현재 주가는 분명 오버밸류가 맞다”면서도 “장래에 저희들이 경영권을 가지고 왔을 때 그 이상의 가치 있는 기업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최 회장 측이 우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에 대해서 강 사장은 “최 회장 측에서는 대항 공개매수를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그쪽은 저희처럼 구조가 안 나온다. 저희는 경영권을 갖게 되는 주식을 파는 것인데, 그쪽은 경영권이 없어서 난관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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