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별세]울주군 삼동면에 잠든다…남달랐던 고향사랑

장지 울산시 울주군으로…분향소 마련해 조문객 맞아
1971년부터 매년 5월 고향 마을 주민들 초청해 잔치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행사 취소하고 나눔 활동
  • 등록 2020-01-21 오전 11:54:44

    수정 2020-01-21 오후 2:23:11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젊은시절 모습.(사진=롯데그룹)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생전 남달리 아꼈던 고향 선영에 잠 든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의 장지는 울산시 울주군으로 정해졌다. 그가 애정을 쏟았던 고향 땅이다. 현재 분향소가 마련돼 조문객들을 받고 있다.

신 명예회장은 1922년 경남 울산 울주군 삼남면 둔기리에서 5남 5녀의 맏이로 태어났다.

20살이 되던 1942년 관부 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넘어가 신문팔이, 우유배달 등의 일을 하면서 일본 와세다 대학에 진학한 그는 군수공장에서 비누를 만들어 쌓은 자본금으로 ‘롯데껌’을 탄생시켰다. 이후 영역을 넓혀가며 ‘거상’이 됐지만 고향에 대한 애정은 늘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사업을 확장하던 중 한·일 수교 이후 한국에 대한 투자의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해 모국투자를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까지 더해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회사를 발전시켰다.

신 명예회장이 고향 땅 챙기기에 나선 것도 이 즈음이다. 1971년부터 매년 5월마다 고향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잔치를 연 것이다.

1970년 울산공단의 용수공급을 위해 대암댐이 건설되면서 둔기리 지역은 수몰됐다. 이 소식을 접한 신 명예회장은 이듬해 마을 이름을 따 ‘둔기회’를 만들고 고향을 잃은 주민들을 초청해 마을 잔치를 열었다.

집과 전답을 버리고 인근 도시로 떠나야 했던 둔기리 주민들은 마을잔치 덕에 매년 고향 사람들을 만나 옛정을 나눌 수 있었다.

40여 년을 이어오던 이 행사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열리지 않았다. 대신 행사 비용을 모두 기부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둔기리 마을잔치를 운영해온 롯데삼동복지재단이 행사 중단을 결정했다”며 “하지만 꾸준히 신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해당 지역에서 고향 사랑과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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