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무역합의 앞두고..美 법무부 "中 화웨이, 신뢰 못 해"

윌리엄 바 법무장관, FCC에 서한 보내
FCC, 22일 화웨이·ZTE 거래하는 美기업 보조금 금지안 표결
  • 등록 2019-11-15 오후 12:01:22

    수정 2019-11-15 오후 12:01:2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중 1단계 무역협상이 난항을 빚는 가운데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중싱(ZTE)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14일(현지시간) 바 장관은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한을 보내 “화웨이와 ZTE의 과거 전력이나 중국 정부의 관행을 보면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업체들이 그동안 했던 행동을 보면 우리 집단안보 체제에 위협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 서한은 22일 FCC의 표결을 앞두고 바 장관이 아지트 파이 FCC위원장에게 보낸 것이다. FCC는 화웨이나 ZTE의 장비를 구매하는 미국 기업에게 보조금을 중단하는 방안을 표결로 부치는데 찬성이 더 많으면 이 방안은 30일 안에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미국 작은 도시들의 중소형 통신사들은 정부 보조금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중소형 통신사는 화웨이 장비 사용 대신 연방정부 보조금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 보조금은 무려 85조원(9조9060억원)에 달한다. 현재 미국 지방 통신회사 중 25%가 화웨이와 ZTE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바 장관은 화웨이가 이란에 대한 금수 조치를 위반하고, 금융 사기, 사법 방해, 기업 비밀 절도 등으로 연방 검찰에 제소된 점을 지적했다. 또 ZTE는 2017년 이란에 3200만 달러(372억9600만원)에 달하는 상품을 보낸 사실을 시인했던 점을 거론하며 이들이 미국의 안보에 불이익을 끼치며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위원회로서는 중국 정부가 첩보 활동을 하고 악성 코드와 바이러스를 심기 위해 취약한 네트워크를 파고들 것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며 “그대로 둘 경우 우리 통신 네트워크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미국은 국가보안을 이유로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자국기업에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화웨이는 스마트폰 주요 부품인 반도체칩은 물론, 스마트폰 운용체계(OS)마저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화웨이는 미국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를 OS로 써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8월부터 미국 행정부는 화웨이와 ZTE, 하이크비전, 하이크테라, 다후아이 등 중국업체 5개사의 장비를 연방정부 물품 조달처에서 배제했다. 내년 8월부터는 이 5개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들도 미국 연방정부와 거래할 수 없다.
[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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